
포항야구장. 삼성 라이온즈 제공
8연패와 5연패. 합쳐서 13연패다.
위기에 빠진 두 팀이 포항구장에서 만난다. 최근 8연패에 빠진 삼성과 5연패를 기록 중인 KT는 13일부터 포항구장에서 주중 3연전을 치른다.
두 팀 모두 4월까지는 좋았다. 삼성은 4월을 정규시즌 2위로 마쳤고 KT 역시 4월 중후반까지는 2위권 싸움을 하다가 5위로 5월을 맞이했다. 당시만해도 2위부터 5위까지 순위가 촘촘했고, 6위권과의 격차도 꽤 있었다.
하지만 두 팀은 지난 11일 열린 경기가 끝나고 순위가 모두 처졌다. 삼성은 4위에서 5위, KT는 6위로 5강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른바 ‘지옥의 9연전’을 이겨내지 못했다. 어린이날인 5월5일이 월요일이라 KBO리그는 지난달 29일부터 5월7일까지 휴식 없는 9연전을 치렀다.
삼성은 지난 3일 대구 두산전부터 7일 대전 한화전까지 5경기를 내리 졌다. 8일 하루의 휴식일이 있었지만 삼성은 회복하지 못했고 9일부터 홈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와의 3연전도 모조리 내줬다.
KT 역시 9연전 중 연패가 시작됐다. 5일 수원 NC전부터 11일 롯데와의 더블헤더 1차전까지 5경기를 연속으로 졌다. 더블헤더 2차전에서는 1-1 무승부로 패배를 겨우 막았다.
두 팀 모두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비시즌 동안 적지 않게 투자를 했다.
삼성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최원태를 데리고 왔고 외국인 투수로 키움에서 2시즌을 뛰었던 아리엘 후라도를 데리고 왔다.
KT는 심우준, 엄상백 등이 FA 계약으로 한화로 떠난 게 뼈아팠지만 선발 자원인 오원석을 트레이드로 데려오고 허경민과 FA 계약하며 내야의 누수를 막았다. KT 역시 키움에서 나온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데려오며 외국인 투수 구성을 마쳤다.
하지만 두 팀 모두 부상에는 장사가 없었다. 삼성은 4월 말부터 김지찬, 김영웅, 김헌곤이 차례로 부상으로 빠졌다. 지난 7일 한화전을 앞두고는 구자욱과 강민호까지 가벼운 부상으로 빠지기도 했다. 김영웅은 지난 11일 복귀해 홈런포를 쏘아올렸지만 팀의 연패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8연패 동안 삼성의 팀 타율은 0.209였고 득점권 타율 역시 0.205로 낮았다. 여기에 마무리 김재윤이 흔들리는 등 불펜에서도 이상이 생겼다. 이호성을 새 마무리로 내세우는 등 개편을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8경기를 모두 지는 동안 팀 평균자책은 6.26에 달한다.
KT 역시 타선에 대한 고민이 크다. 허경민, 김상수, 오윤석 등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5연패 기간 동안 팀 평균자책도 5.83으로 솟아올랐고 타율은 0.240에 머물렀다. 특히 득점권에서는 0.119로 거의 힘을 내지 못했다.
이렇게 두 팀이 하락세를 타고 있는 동안 하위권에 있던 NC가 7연승을 기록하며 4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승차 없이 나란히 5~6위에 자리한 삼성과 KT는 NC와 0.5경기 차이로 처져있다. 8위 KIA와는 1경기, 9위 두산과는 2경기 차이로 더 하위권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일단은 연패 탈출이 급선무다.

삼성 좌완 이승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은 ‘약속의 땅’ 포항구장에서의 기억을 발판 삼으려한다.
포항구장은 삼성의 제2의 홈구장으로 2012년 개장 후 치러진 67경기에서 42승24패1무로 좋은 성적을 내왔다. 포항 홈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고 승리를 거둔다면 좋은 기억은 계속 이어질 수 있다.
13일 첫 단추를 꿰는 좌완 이승현의 어깨가 무겁다. 올시즌 5선발로 낙점받은 이승현은 6경기에서 승리 없이 5패 평균자책 7.36의 성적에 머물러 있다. 심지어 2021년 데뷔 후 KT를 상대로 1승도 거둔 적이 없다.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에서 팀을 구해야한다.
KT는 11일 더블헤더 2차전에서 롯데와 동등하게 맞선 기억을 발판으로 삼아야한다. 이날 타선에서는 1점을 냈지만 오원석-원상현-손동현-박영현으로 이어지는 마운드가 롯데 타선을 1점으로 묶으면서 무승부로 경기를 끝낼 수 있었다.
KT는 헤이수스를 선발로 내세운다. 헤이수스는 올시즌 7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 1.95로 선전하고 있다. 올해 삼성과의 맞대결은 처음이지만, 지난해 삼성전 3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 4.96으로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KT의 최근 타격감이라면 헤이수스 역시 외로운 싸움을 할 가능성이 크다.
두 팀 모두 타격의 활로를 찾아야 연패 탈출에 대한 가능성이 높아진다. 삼성은 주장 구자욱이 힘을 내야한다. 올시즌 초반부터 부진하고 있지만 5월 타율 0.296으로 이 기간 그나마 가장 컨디션이 좋다. KT는 새로운 4번 타자인 안현민의 방망이에 기대를 건다. 그의 5월 타율은 10경기 0.410에 달한다.

KT 안현민. KT 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