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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명예 퇴진한 단장이 소리소문 없이 복귀했다···팬은 안중에도 없는 SSG 랜더스

입력 : 2025.05.12 17:27 수정 : 2025.05.12 20:38
최근 스카우트팀장으로 현장 복귀한 김성용 SSG 전 단장. SSG 랜더스 제공

최근 스카우트팀장으로 현장 복귀한 김성용 SSG 전 단장. SSG 랜더스 제공

SSG가 다시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을 했다. 불명예스럽게 구단을 떠난 김성용 전 단장(55)이 스카우트팀장으로 복귀했다. 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구단 내부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상식 밖 인사에 구단 최상층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김 전 단장은 최근 SSG 스카우트팀장으로 재취업해 공식 활동을 시작했다. 구단의 대외적인 명분은 ‘아마추어 선수 발굴 및 드래프트 전략 강화’다. 김 전 단장이 있던 시절 신인 드래프트 성과가 좋았고, 지금도 아마추어 네트워크가 탄탄하다는 겉핥기식 설명도 이어진다. 김 전 단장을 스카우트 팀장으로 선임하면서 기존 팀장은 파트장으로 내렸다.

김 전 단장은 2022년 단장 취임 당시부터 논란의 한복판에 있었다. 그해 SSG는 최초의 ‘와이어 투 와이어’ 통합우승을 차지했으나 우승 단장을 등 떠밀듯 사퇴시키고, 이미 시즌 중 ‘내정설’이 돌았던 김 전 단장을 그 자리에 앉혔다. 김 전 단장은 야탑고 야구부 창단 감독으로 아마추어 야구에서 경력을 쌓았으나 프로야구 경험은 일천하다. SSG는 2021년 퓨처스 R&D 센터장 자리를 만들어 그를 영입한 뒤 1년 만에 단장에 앉혔다.

프로야구단에서는 보지 못했던 비상식적인 선임에 ‘비선실세’ 의혹까지도 터져나왔다. 우승을 기뻐할 시간도 모자랐던 팬들조차 반대의 목소리를 냈지만 당시 SSG는 보란듯이 단장 선임을 강행했다.

이후 SSG 단장은 야구계에서 ‘트러블메이커’로 불렸다. 김 전 단장은 2023년 10월 김원형 감독을 경질했다. 해임 통보 과정 역시 상식을 벗어났다. 구단을 이끌던 코치진도 대거 정리됐다. 감독 경질 이틀 후에는 NC 지원으로 미국 연수 중이던 손시헌 코치를 신임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하며 가로채 리그에 ‘상도덕’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포스트시즌을 치르고 있던 타 구단 소속 코치를 새 사령탑 후보라고 인터뷰 해 해당 코치는 물론 상대 팀에게도 민폐를 끼치는 상식 파괴의 행보를 이어나갔다.

논란은 ‘김강민 2차 드래프트 파동’으로 절정으로 치달았다. ‘원 클럽 맨’으로 뛴 김강민에게 은퇴를 종용했고 합의하지 못한 끝에 2차 드래프트에 내놨고 한화가 지명해버리자 예상 못한듯 부랴부랴 뒷수습을 하느라 구단이 쑥대밭이 됐다.

김 전 단장 취임 당시부터 ‘트럭 시위’로 반발했던 SSG 팬들의 민심은 김강민 사태로 폭발했다. 근조화환 배달 사태까지 벌어졌다. 폭주하던 김 전 단장은 결국 2차 드래프트 사흘 뒤 R&D 센터장으로 돌아갔으나 그 나흘 뒤 아예 물러났다. 2023년 11월 29일, 김 전 단장은 공식적으로 구단을 떠났다.

그러나 1년 반 만에 SSG는 소리소문 없이 이 인물을 복귀시켰다.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하다. ‘박정태 영입 사태’를 겪은 지 불과 넉 달도 되지 않았다. SSG는 음주운전 및 버스운전 방해로 물의를 빚었고, 추신수 현 구단주 보좌역의 외삼촌이라 더 논란이 된 박정태를 퓨처스감독으로 선임해 엄청난 역풍을 맞았다. 그럼에도 선임을 강행했으나 비판 여론이 끓어오르면서 결국 박정태 스스로 20여일 만에 자진사퇴하는 파동을 겪었다.

SSG의 행보가 위험한 이유는 구단이 팬들의 목소리를 모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1년 반이 지나자 소리 없이 슬쩍, 여론을 도외시하고 그 부담까지 감수하면서 이번에는 김 전 단장 복귀를 밀어붙였다. 전례를 찾기 어려운 행보다. 그 이유가 갈수록 궁금해진다.

프로야구 1000만 관중 시대다. SSG 역시 흥행 중이다. 지난 11일 홈에서 열린 KIA와 더블헤더 1·2차전은 매진됐다. SK 시절까지 포함해도 SSG의 더블헤더 경기가 2경기 모두 매진된 것은 처음이다. 팬들의 목소리에 그야말로 귀를 기울여야 할 1000만 관중 시대, SSG 팬들의 목소리는 오히려 구단으로부터 ‘패싱’ 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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