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조영건(왼쪽), 키움 김윤하
야구는 투수 싸움이라는 오래된 격언을 올시즌 키움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키움의 마운드는 처참하게 난타당하고 있다. 선발부터 불펜까지 이닝을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외국인 투수 1명, 외국인 타자 2명 전략이 불러온 나비효과다. 선발 평균자책은 5.76까지 치솟았다. 외국인 원투펀치에 힘입어 리그 중상위권(4.64)을 유지했던 지난 시즌과 확연히 다르다.
현재 키움의 확실한 선발 자원은 1선발 케니 로젠버그와 2선발 하영민이 전부다. 데뷔 2년 차에 접어든 김윤하는 3선발을 맡고 있었으나 이번 시즌 9번의 선발 등판해 무려 8패를 기록했다. 경기당 평균 5이닝을 소화하지 못하고 피홈런과 볼넷은 지난 시즌보다 크게 늘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김윤하를 2군으로 내려보내 경기력을 재정비하도록 할 예정이다.
김윤하마저 빠지면 키움 마운드는 총체적 난국에 빠진다. 정현우는 부상 복귀 시점이 불투명하다. 3~5선발이 전멸하는 사태다. 키움은 정현우의 부상 이후 기존 불펜 자원과 2군에서 훈련하던 저연차 선수들을 대체 선발로 기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확실한 선발감을 찾지 못했다.
선발 투수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일찍 강판되면서 불펜의 부담은 더 심해졌다. 이번 시즌 키움의 구원 평균 이닝은 4이닝을 넘는다.
강한 타선으로 약한 마운드를 상쇄하려 했으나 그마저 계획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야시엘 푸이그는 전성기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개막 직후 대활약 했던 루벤 카디네스는 미국으로 ‘출산 휴가’를 다녀온 뒤 타격감이 급격히 떨어졌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시즌 전에는 강한 타자들이 폭발해 주길 바랐는데 엇박자가 났다”라며 “투수들이 무너지면서 타자들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많은 득점을 올릴 수가 없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한화 3연전을 모두 내준 키움은 오는 13일 LG를 상대한다. 대체 선발 조영건이 선발 등판한다. 조영건은 지난 6일 KIA전에서 5이닝 3실점으로 잘 버텼다. 홍 감독은 “6일 경기에서 이전보다 향상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선발) 우선순위에 두려 한다”라고 말했다.
김연주도 선발 등판에 대비해 긴 이닝을 던지는 훈련을 하고 있다. 지난 10일 한화전에 구원 등판해 4.2이닝을 던졌다. 홍 감독은 “김연주는 원래 대체 선발로 준비하던 선수”라며 “(앞에 던진) 손현기나 전준표가 일찍 내려가는 바람에 갑작스럽게 올라왔는데 긴 이닝을 던져줘서 경기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