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스턴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가 지난 10일 신시내티전 선발 등판햇지만 1회부터 난타를 당하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휴스턴 투수 랜스 맥컬러스 주니어가 가족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휴스턴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보스턴 외야수 재런 듀란은 최근 클리블랜드 원정에서 과거 자신의 극단적 선택 시도와 관련한 팬의 야유를 들었다. 클리블랜드 구단이 팬을 대신해 사과 성명을 냈다. 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야유와 조롱에 MLB 선수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맥컬러스는 지난 10일 신시내티전을 마치고 가족이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맥컬러스는 익명의 팬으로부터 자신의 자녀를 찾아가 살해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휴스턴 팬들이 열정적인 건 이해하지만, 그 협박은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맥컬러스는 2015년 휴스턴에서 데뷔해 10년 동안 한 팀에서 활약한 선수다. 2017년 포스트시즌 때는 20.1이닝 평균자책 2.61로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부터 맥컬러스는 잦은 부상으로 고전했다. 2021시즌 13승 5패로 반등했지만, 다시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이번 시즌은 2차례 등판해 4이닝 12실점 중이다. 지난 10일 신시내티와 경기에도 0.1이닝 7실점 하고 내려왔다. 계속된 부상과 부진에 팬들의 실망감은 커졌다. 급기야 있어서는 안될 살해 협박까지 나왔다.
듀란은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서 과거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수비 실수를 할 때마다 쏟아지는 비난을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듀란은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지만, 주변의 도움으로 극복해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듀란의 고백에 많은 이들이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듀란은 지난달 28일 클리블랜드 원정경기 중 다시 참기 어려운 야유를 들었다. 1루쪽에 앉은 한 팬이 듀란의 과거 극단적 선택 시도를 큰 소리로 조롱한 것이다. 듀란은 경기 후 “내 과거를 털어놓은 이후 그런 부적절한 도발을 당한 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는 사과 성명을 발표하고, 듀란과 언쟁 후 자리를 떠난 문제의 팬을 찾아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MLB 선수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정신적 고충을 토로한 게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리그 내 생존경쟁이 워낙 혹독하고, 악성 팬들의 비난도 많다. MLB는 2020년 각 구단에 최소 1명씩 정신건강 전문가를 의무적으로 두도록 하는 것을 포함해 선수들의 정신건강 보호 정책을 강화했다. 코로나19로 리그까지 중단되면서 선수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과거보다 훨씬 더 심각해졌다는 보고에 따른 조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