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매치플레이 순항땐 8강서 맞대결 가능성

박현경이 13일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장에서 열린 제17회 두산 매치플레이 조추첨식에서 절친 조혜림을 뽑은 뒤 난감한 표정으로 웃고 있다. KLPGA 제공
“3년 연속 결승에 올라보겠다.”
박현경이 14일부터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장에서 5일간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7회 두산 매치플레이(총상금 10억원) 타이틀 방어를 다짐했다. 13일 대진 추첨에서 이동은, 조혜림, 박결(이상 2조)을 뽑은 박현경은 “누구를 뽑든, 누가 나오든 다 좋다고 생각했다”며 “작년, 재작년에 모두 결승에 올랐는데 올해도 잘 해 결승에 올라보겠다”고 말했다.
박현경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조 1위에 이어 16강전부터 유효주, 문정민, 이소영을 연파한 뒤 결승에서 이예원을 1홀차로 꺾고 ‘매치 퀸’에 올랐다. 2023년에 결승에서 성유진에 4&3(3홀 남기고 4홀차)로 패배한 아쉬움을 1년 만에 씻었다.
대회 참가자중 매치 최고승률 81.8%(18승 3무 1패)를 기록중이지만 박현경의 2연패 여정은 결코 쉬워 보이지 않는다. 박현경이 2조 선두를 차지해 15조(유현조 지한솔 장수연 정지효) 1위를 16강에서 꺾는다면 7조 (이예원 최가빈 홍현지 서연정)와 10조(방신실 김재희 이다연 강지선) 1위의 16강전 승자와 준준결승에서 만난다.
8강전 상대로 이예원이나 방신실을 만난다면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이다. 이예원은 지난주 우승으로 시즌 2승에 선착한 기세로 2주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고 이 대회 두 차례 준우승(2022, 2024년)으로 매치에서도 강했다. 장타자 방신실도 지난달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우승 이후 좋은 경기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상금랭킹 기준 상위시드 16명이 3개 포트에 나뉘어진 상대선수들을 직접 뽑는 방식으로 진행된 조추첨 결과 올해 강세를 보이는 선수들이 대진표상 오른편에 많이 몰렸다.
올해 1승과 2차례 준우승을 기록한 상금랭킹 2위 홍정민은 6번시드 마다솜의 추첨으로 박혜준, 리슈잉(중국)과 함께 편성됐다. 2022년 우승자 홍정민이 기세를 몰아 순항한다면 4강에서 박현경 또는 이예원, 방신실 등을 만날 가능성도 생겼다. 올해 KLPGA 챔피언십 준우승자 지한솔도 복병이다.
16강 대진상 왼쪽에는 황유민, 김수지, 노승희, 배소현, 전예성, 최예림, 이가영, 김민선7 등이 포진했다. 영구시드의 안선주가 2021년 우승자 박민지와 메이저 2승의 홍지원, 김우정을 1조로 뽑았고 ‘돌격대장’ 황유민은 같은 롯데 소속 이소영을 비롯해 한진선, 송은아(이상 4조)를 뽑았다.
황유민은 “롯데 매니저님이 같은 팀 선수는 뽑지 말아달라고 했는데…”라며 난감해 하더니 “이렇게 된 이상 열심히 쳐서 제가 올라가는 걸로 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12번 시드 전예성은 모든 선수들이 피하고 싶어한 ‘버디 폭격기’ 고지우를 뽑은 뒤 펄쩍 뛰며 발을 동동 굴렀고 이어 지난달 iM금융오픈에서 데뷔 첫승을 거둔 김민주와 2017년 우승자 김지현을 뽑고선 울상이 됐다. 자타공인 ‘죽음의 조’를 자초한 전예성은 “지우만 뽑지 말자고 했는데 민주, 지현 언니까지 모두 만만찮아 바짝 긴장해야겠다”고 말했다.
16번 시드 이가영은 마지막으로 남은 선수들인 2023년 우승자 성유진과 서어진, 박도영과 한 조에 편성된 뒤 “제가 뽑은게 아니라서, 운명인 것 같다”며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