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드라마 ‘이혼보험’에서 손해사정사 조아영 역으로 출연한 배우 추소정이 지난 8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정지윤 선임기자
걸그룹 우주소녀의 리더 ‘엑시’로 더욱 이름을 알린 배우 추소정에게 tvN ‘이혼보험’은 여러가지로 많이 배울 기회였다. 2021년 JTBC 드라마 ‘아이돌:The Coup’의 엘 역으로 주연을 맡은 후 거의 4년 정도 만에 나오는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물론 그사이 지난해 채널A ‘결혼해YOU’와 올해 웹드라마 ‘허식당’에도 출연했지만, 특별출연으로 비중이 적었거나, 플랫폼의 특성상 많은 대중에 가닿지는 못했다. 4년 만에 등장한 드라마에서 추소정은 결혼에 대해서도 보험에 대해서도, 무엇보다 연기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
“2021년 당시에도 우주소녀 활동이 너무 바빴고, ‘아이돌’을 찍을 때도 엠넷 ‘퀸덤’을 찍던 상황이었었거든요. 그러고 나서 앨범도 내고, ‘퀸덤’ 활동도 하고 또다시 ‘두 번째 세계’라는 프로그램에 들어가기도 했죠. 4년의 시간이 공백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그래서 조급하지도 않아요. 연기는 기회가 되면 다잡아 할 수 있으니까요.”

tvN 드라마 ‘이혼보험’에서 손해사정사 조아영 역으로 출연한 배우 추소정이 지난 8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정지윤 선임기자
추소정은 ‘이혼보험’에서 극 중 배경이 되는 플러스손해보험의 손해사정센터 사원으로 이혼보험 태스크포스(TF)팀에 들어가는 유일한 미혼 캐릭터 조아영을 연기했다. 그는 극 중 미혼이기도 했지만, 비혼 캐릭터였다. 결혼이나 이혼, 비혼 등 모두 그에게는 아직 낯선 이야기였다. 하지만 사람이 사는 일. 자연스럽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결혼에 대해서는 열려 있어요. 좋은 인연이 나타나서 평생을 함께하고픈 동반자가 나타난다면 그렇겠지만, 결혼이 반드시 인생에서 필요한 건 또 아니라는 생각도 있죠. 일단 지금은 혼자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한다는 가치관이 있어요. 극 중 이혼에 대해 다루면서 따로 결혼관에 영향을 받은 건 없는 것 같아요. 그저 잘 헤어지는 방법이라든지, 개개인으로 결국 ‘나다운’ 선택을 하는 게 맞고 그게 존중받아야 한다는 생각이죠.”
극 중 주인공들은 드라마로서는 낯선 직업을 갖고 있다. 이동욱이 연기한 노기준은 보험사와 계약자 둘 다 손해를 보지 않게 보험을 만드는 ‘계리사’, 이주빈이 연기한 ‘언더라이터’ 강한들은 보험약관을 만드는 사람이다. 이광수가 연기한 안전만은 보험 가입대상의 위험을 사전에 조사하는 ‘리스크 서베이어’, 이다희가 맡은 전나래는 시장의 변화를 수학적으로 예측하는 ‘퀀트’다.

tvN 드라마 ‘이혼보험’에서 손해사정사 조아영 역으로 출연한 배우 추소정 연기장면. 사진 tvN
“보험이라는 것에 정보도 없었고, 처음 접해보는 직업이었죠. 기본적인 역할에 대한 부분을 공부해 익혔어요. 아영이는 직업적인 지식보다는 캐릭터로서의 역할이 더 컸기에 거기에 집중했죠. 다른 부분보다 보험을 만드시는 분들에 대한 ‘리스펙트’가 커졌어요. 그저 매달 다달이 통장에서 나가는 도니 보험이라고 생각했는데, 힘든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만들고 싶은 보험이요? 팬분들이 ‘덕질’을 하실 때 혜택을 받거나, 공연이나 일정이 무산될 때 보장을 해주는 상품이 있다면 어떨까요?”
이번 현장에는 그가 소속된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연기부문 ‘킹콩 by 스타쉽’의 배우 이동욱과 이광수가 출연했다. 두 사람은 자체로 절친이기도 하지만 과거 나영석PD의 유튜브 ‘채널 십오야’의 스타쉽 MT 당시 추소정과 만난 인연이 있다. 촬영현장에서 장난도 걸고, 긴장도 풀어주며 친분을 쌓았다. 지금은 누구보다 존경하는 둘도 없는 선배들이 됐다.
“(이)광수 선배님께서 장난을 치셔서 제가 웃음을 못 참는 일이 많아 문자로 ‘애정을 갖고 이해해달라’고 말해주셨어요. 진중하고 섬세한 분이시죠. (이)동욱 선배님은 무뚝뚝하지만 잘 챙겨주시는 편이에요. (이)주빈 언니 역시 먼저 다가와 주시고, 촬영 전 데이트도 하면서 친해졌습니다. 무엇보다 김원해 선배님이 정말 저를 예뻐해 주셨어요. 제가 아이돌 출신인지도 처음에는 모르셨지만, 정말 신인배우를 대하듯 제 가능성을 높게 봐주셔서 감사했어요.”

tvN 드라마 ‘이혼보험’에서 손해사정사 조아영 역으로 출연한 배우 추소 연기장면. 사진 tvN
연습생 시절 시작한 연기는 10년이 됐고, 우주소녀로의 활동도 내년이면 10년이 된다. 누군가에겐 긴 세월일지 모르겠지만, 추소정에게는 앞으로의 긴 가수와 배우로서의 생활 기반을 정성스레 닦았던 시기였다. 무대에서 받는 에너지, 촬영현장에서 받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그는 더욱더 활기찬 10주년을 맞을 생각이다.
“우주소녀로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어요. 다방면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다? 정도는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저 10년이라는 시간이 빨리 갔다는 생각이 들고 그저 ‘잘 버텼구나’는 느낌입니다. 이제 2막을 여는 거죠. 최근 지연(보나)이와도 이야기를 많이 하거든요. 가수든 배우든 제 맡은 일에 더욱 열심일 생각입니다.”

tvN 드라마 ‘이혼보험’에서 손해사정사 조아영 역으로 출연한 배우 추소정이 지난 8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정지윤 선임기자
지금 동료 김지연이 출연하는 SBS ‘귀궁’의 사극과 오컬트의 분위기는 추소정도 꼭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느낌이다. 좋은 배우 그리고 좋은 가수, 좋은 사람이 된다면 그를 바라보는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할 수 있을 거라, 추소정은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