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강백호. KT 위즈 제공

한화 노시환. 한화 이글스 제공
최정(38·SSG)이 13일 기록한 통산 500홈런은 지금 KBO리그에서 독보적인 숫자다. 최정 이후 새 500홈런의 주인공이 나올 수 있을지도 현재로선 장담하기 어렵다.
최정에 이어 박병호(39·삼성)와 최형우(43·KIA)가 현역 선수 중 통산 홈런 2, 3위를 달리고 있다. 박병호가 13일까지 412홈런, 최형우가 401홈런이다. 두 사람 다 최정보다 나이가 많다. 강민호(39·삼성)와 나성범(36·KIA)이 각각 340홈런, 276홈런으로 뒤를 잇는다. 역시 30대 중후반 베테랑이다. 현실적으로 500홈런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나이다.
30세 미만 젊은 타자들에게 시선이 쏠린다. 리그 20대 타자 중 이미 100홈런을 넘긴 건 강백호(26·KT)와 노시환(25·한화) 둘 뿐이다. 강백호가 127홈런, 노시환이 102홈런을 쳤다. 현재까지 페이스는 최정과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최정은 25세 시즌(2012년)까지 126홈런을 쳤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최정은 30대 들어서 진정한 홈런타자로 각성했다. 30세 되던 2017시즌 커리어 하이인 46홈런을 쳤다. 이후로도 꾸준히 30홈런 전후를 기록했다. 최정은 29세 되던 2016시즌까지 12년 동안 225홈런을 쳤는데, 이후 지난해까지 8년 동안 270홈런을 쳤다. 20대 연평균 홈런이 18.75개인데, 30대 들어서 33.75개로 뛰어올랐다.
강백호는 지난 시즌까지 연평균 17.29홈런, 노시환은 15.33홈런을 때렸다. 먼 미래의 일이지만, 이들이 500홈런 기록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최정과 같은 극적인 홈런 상승 곡선이 나와야 한다.
해외 진출은 또 다른 중대 변수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현역 시절 일본프로야구(NPB)에 진출하지 않았다면 통산 500홈런을 크게 넘어섰을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감독은 KBO리그 467홈런으로 은퇴했다. 지난해 최정이 추월하기 전까지 KBO리그 역대 1위였다. NPB 기록까지 합치면 개인 통산 626홈런이다. 박병호도 전성기를 달리던 2016~2017시즌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보냈다. 박병호 역시 KBO리그에서 계속 활약했다면 홈런 500개를 채웠을 가능성이 크다.
20대 현역 홈런 1위인 강백호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FA가 된다. 해외 진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정도 해외진출을 새로운 500홈런 기록의 가장 큰 변수로 꼽았다. 최정은 기록 달성 후 취재진과 만나 다음 500홈런 후보를 묻는 말에 “잘하면 다 외국 리그로 가니까, 외국 진출을 안 하면 달성할 선수들이 많다”고 답했다.

SSG 최정이 13일 인천 NC전 개인 통산 500홈런 달성 후 기념 조형물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