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옥상서도 배트 붕붕, 지금 모습 당연한 결과”…동생 최항이 본 ‘야구선배’ 최정

입력 : 2025.05.15 03:10
“집 옥상서도 배트 붕붕, 지금 모습 당연한 결과”…동생 최항이 본 ‘야구선배’ 최정

어릴 적 최항(31·롯데)이 방과후 집에 가는 길에 항상 보던 풍경이 있다. 옥상에서 형이 방망이를 들고 훈련하는 모습이었다.

최정(38·SSG)의 동생 최항은 “형은 옥상에서 항상 혼자 훈련하고 있었다. 그런 걸 보면 지금 형의 모습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동생조차도 감탄하며 바라봤던 형은 지난 13일 KBO리그 역사에 남을 대기록을 썼다. 최정은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와 홈경기에서 6회말 2사 1루 NC 선발 라일리 톰슨의 6구째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KBO리그 최초로 500홈런 기록이 나온 순간이었다.

인천에서 나온 대기록 소식은 최항에게도 전해졌다. 이날 최항은 “형이 그동안 걸어온 발자취가 내 머릿 속에 그려지는 것 같다. 동생으로서 내가 더 뿌듯하고 축하한다”라고 형을 자랑스러워 했다.

롯데에서 뛰고 있는 최항은 지난해 4월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SSG전에서 형이 최다 홈런 신기록을 달성하는 모습을 상대편 선수로서 바라봤다. 때만 해도 468개였던 최정의 통산 홈런이 500개가 됐다. 최항은 “지난해 홈런도 대단했는데 이번 500홈런은 역시 더 대단하다”라고 엄지를 들었다.

최항은 형을 바라보며 야구 선수의 길을 따라왔다. 형이 졸업한 유신고를 졸업했고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SK(현 SSG)에 지명 받아 형과 같은 팀에서 활약했다. 2023시즌을 마치고 2차 드래프트에서 롯데로 이적하게 되면서 다른 팀으로 옮겼지만 형을 응원하는 마음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동생으로서 최정이 얼마나 야구에 대해 진지한 선수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최항은 “형은 경기를 할 때에는 단순하게 접근하려고 하면서도 야구 자체에 대해서는 절대 쉽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계속해서 연구하고 계속해서 파고든다. 몰입력과 꾸준함이 대단하다”라며 형의 장점을 꼽았다.

특히 올해는 최정이 부상을 입었던 시간이 있어 걱정도 했다. 최정은 5월2일에야 1군 전력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 과정을 지켜본 최항은 “형이 그동안 어떻게 해왔는지 계속 옆에서 봐왔다. 그래서 이번 기록을 달성했을 때 내가 더 뿌듯한 마음이 큰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야구 후배로서 바라보는 최정은 언제나 동기부여를 주는 선배다. 너무도 대단한 야구 선배인 형을 보면서 최항도 마음을 다잡아본다. 올시즌 1군에서 3경기를 뛰었고 현재는 퓨처스리그에서 다시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최항은 “형을 보며 늘 많이 보고 배운다. 나도 더 많이 연구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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