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미디언 김준호. KBS 제공
“20주년 스포츠경향, 118주년까지 번창하세요!”
‘20살’이란 단어는 누구에게나 남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매년 12월 31일 새해를 기다리는 19살의 청춘들이 있듯이, 스포츠경향(이하 ‘스경’)도 창간 20주년을 기다리며 설레는 5월을 보내고 있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긴 세월 동안 ‘스경’과 동고동락하며, 매해 창간 기념일을 축하해 준 스타들을 통해 지난 20년을 돌아봤다.

스캔들의 여왕에서 행사의 여왕이 된 방송인 박경림. 스포츠경향 2005년 05월 16일자 지면·연합뉴스
스포츠경향은 2005년 5월 16일 지금의 이름이 아닌 ‘스포츠칸’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당시 한류스타로 절정의 인기를 끌고 있던 배용준, 최지우, 동방신기, 세븐 등과 함께 축하 인사를 전했던 방송인 박경림은 “발행 기념으로 스캔들 하나 터뜨릴게요. 꼭 1면에 기사 내주셔야 돼요!”라는 재치 있는 말을 했다.
과거 박경림은 원빈과 유지태, 조인성, 차태현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을 스캔들 대상으로 삼는 유머로 화제를 모았다. 만 23세에 연예대상을 수상하는 기쁨도 누렸다. 누리꾼들은 당시 ‘박스협’(박경림 스캔들 추진 협의회)이라는 팬 연합을 만들 정도로 그의 유쾌한 장난을 응원했으며, 방송인 박수홍은 이 협회의 회장을 자처해 웃음을 더했다.
비연예인 회사원과 결혼한 후로는 더이상 그의 스캔들 개그를 볼 수 없게 됐지만, 20년이 지난 지금은 행가의 여왕‘이라 불리며 각종 제작발표회 등 연예 행사 MC 러브콜 1순위로 꼽힌다. 한때 각진 턱선과 함께 ‘네모 공주’로 불린 박경림은 네모난 큐카드를 손에 들고 여전히 뛰어난 순발력과 재치있는 입담을 발휘 중이다.

2006년 스포츠경향 1주년을 기념한 창간 인터뷰에 참여한 배우 송일국·스포츠경향 2006년 05월 16일자 지면·연합뉴스
지난 2006년 배우 송일국은 자신을 ‘스포츠칸의 애독자’라고 밝히며 첫돌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스포츠칸의 페이지가 얇았는데 어느새 두툼해졌다”며 실제로 집에서 신문을 받아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당시 송일국이 출연중인 드라마 ‘주몽’과 매체명 ‘칸’(황제)이라는 이름의 합이 잘 맞는다며 친근함을 어필하기도 했다. 이후 송일국은 결혼 후 세 쌍둥이 대한, 민국, 만세 군을 품에 안았으며,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삼둥이 아빠라는 새로운 별명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스포츠경향 창간 2주년에 축하 메시지를 전한 배우 송혜교(위)·창간 3주년을 맞이해 진행된 기념설문조사에서 상위권을 차지한 배우 전도연·김혜수·손예진. 스포츠경향 2007년 5월 16일 지면과 2008년 5월 16일 지면
2007년 창간 기념일엔 영화 ‘황진이’로 첫 노출 연기에 도전한 배우 송혜교와 KBS2드라마 ‘반올림’후 한류스타로 발돋움한 고아라가 스경의 생일을 축하했다. 이듬해 진행된 창간 3주년 기념설문조사에선 배우 전도연, 김혜수, 손예진, 소녀시대가 각각 영화·방송계와 가요계를 이끄는 연예인들로 조사됐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여전히 20년 전과 똑같은 방부제 미모로 대한민국 연예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스타의 덕목은 끊임없는 자기관리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 대목이다.
![[스경20th] 12년 전 ‘쇼츠 도파민’ 예언한 김준호…재혼도 예상했나요](https://images.khan.co.kr/article/2025/05/15/news-p.v1.20250515.fb141ea3285c4c75be042ad3e7ceb2a3_P1.png)

2008년 결성된 슈퍼주니어의 4번째 유닛 ‘슈퍼주니어 해피’.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창간 이래로 5년간 특종과 화제기사로 입지를 다진 스포츠칸은 2011년 익숙해진 이름을 내리고 ‘스포츠경향’이라는 간판을 달았다. 새로이 전환점을 맞은 스포츠경향에 그룹 슈퍼주니어는 “우리도 데뷔 6주년”이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 이들은 이듬해에도 “스포츠경향은 슈퍼주니어를 좋아해주시는 좋~은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7주년도 축하해주는 특급 의리를 보였다.
한때 신문 가판대가 성행하고, 출퇴근 지하철에서 종이 신문을 읽는 사람들이 더 많은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휴대전화 하나면 웬만한 뉴스를 모두 접하는 세상이 됐고, 먼 미래에는 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스포츠경향 창간 8주년을 기념한 독자 참여 인터뷰에 참석한 코미디언 김준호와 오는 7월 김지민과 결혼을 앞두고 공개한 웨딩 화보. 스포츠경향DB·김지민 SNS

스포츠경향 창간 8주년을 기념한 독자 참여 인터뷰에서 코미디언 김준호가 예측한 미래. 2013년 5월 16일자 지면
그런 와중에도 코미디언 김준호는 과거 스경과의 인터뷰에서 미래를 내다본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창간 8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에서 “곧 스마트폰으로 즐겨보는 1~2분짜리 개그콘텐츠가 유행할 거다”라고 예측했다. 그의 선견지명처럼 2025년은 유튜브 숏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 짧게 보는 콘텐츠로 재미를 얻는 도파민의 시대다. 과연 김준호는 2025년의 본인 모습도 예견했을까. 그는 오는 7월 동료 코미디언 김지민과 웨딩마치를 올린다.

지난 2015년 스포츠경향 10주년 창간 기념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는 배우 박하선. 이선명기자 57km@kyunghyang.com·소속사 제공
어느덧 창간한 지 10년이 흐른 2015년에는 스경과 함께 데뷔 10주년을 맞이한 배우 박하선이 매체의 생일을 축하했다. 당시 박하선은 배우 활동과 더불어 MBC 예능 ‘일밤-리얼입대 프로젝트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 시즌2’에 출연해 한창 주가를 높이던 때다. 그는 “스경도 저도 앞으로 10년이 더 기대된다” 며 “배우의 꿈을 더 가꿔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을 또 다른 10년을 준비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그의 꿈대로 박하선은 배우 류수영과 결혼해 단란한 가정을 꾸린 상태다. 슬하에 딸 하나도 두고 있다. 나아가 박하선은 연기 이외에도 다방면으로 활약 중이다. 당시 10주년 인터뷰에서 “스페셜 DJ를 맡게 됐다”며 새로운 도전을 예고한 그는 현재 SBS 파워FM ‘박하선의 씨네타운’을 5년째 진행하는 베테랑 라디오DJ로 성장했다. 또 JTBC 예능 ‘이혼숙려캠프’에도 출연하며 종횡무진하고 있다.
이처럼 스타들과 스포츠경향은 멈추지 않고 저마다의 속도로 앞으로 나아갔다. 그간 매체는 연예계 작품과 스타 인터뷰 뿐 아니라 각종 사건·사고 등에 관한 단독 기사를 꾸준히 다뤄왔다. 이 원동력은 독자의 관심과 사랑이었다. 지난 2023년 창간 18주년 기념호에서 “118년까지 더욱 더 번창하세요”라는 응원을 전한 코미디언 신기루, 조수연, 랄랄의 말대로 스경은 오랜 시간 독자들의 곁에 남기 위해 정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