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유로파리그 결승 선발?…‘상징’과 ‘현실’ 사이 딜레마

입력 : 2025.05.16 07:51 수정 : 2025.05.16 08:08
손흥민. 로이터

손흥민. 로이터

오는 2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리는 유로파리그 결승전. 토트넘 홋스퍼 한 시즌이 걸린 단판 승부에 ‘주장’ 손흥민의 선발 출전 여부가 최대 고민으로 떠올랐다.

디애슬레틱은 16일 “지난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한 달 만에 복귀전을 치른 손흥민은 여전히 토트넘의 상징이자 에이스지만, 최근의 하락세와 경기 감각 부족, 그리고 팀 전술의 변화는 그를 벤치에 둘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전망했다.

시즌별 손흥민 기대득점과 실제 득점. 기대득점보다 실제 골이 많으면 골 결정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디애슬레틱

시즌별 손흥민 기대득점과 실제 득점. 기대득점보다 실제 골이 많으면 골 결정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디애슬레틱

손흥민의 이번 시즌 리그 득점은 7골에 불과하다. 2015-16시즌(4골) 이후 첫 한 자릿수 득점이다. 물론 리그 최다인 9도움을 기록했지만 골 결정력 면에서의 하락은 분명하다. 경기당 0.3골. 이는 통계적으로 예상 기대 득점(xG)과 거의 일치한다. 디애슬레틱은 “예전처럼 기대한 것 이상을 해주는 선수는 더 이상 아니라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손흥민의 침묵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만은 아니다. 이번 시즌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다시 왼쪽 윙어로 돌려놨고, 이는 그를 더욱 측면 터치라인 쪽에 고정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그의 터치 맵은 과거보다 훨씬 넓게 퍼져 있고, 슈팅 위치는 각도가 좁고 위협도가 낮은 왼쪽 측면에서 주로 나왔다. 중앙에서 날카롭게 침투하며 마무리하던 손흥민 특유의 공격 루트가 봉쇄된 셈이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공격 지역(final third)에서 시도한 드리블 돌파(Take-on) 성공률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앞으로 전진하는 능력, 즉 위협적인 공간에서의 그 능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디애슬레틱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공격 지역(final third)에서 시도한 드리블 돌파(Take-on) 성공률이 해마다 떨어지고 있다.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앞으로 전진하는 능력, 즉 위협적인 공간에서의 그 능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디애슬레틱

기술적 하향세도 무시할 수 없다. 드리블 성공률은 2019-20시즌 54%에서 현재 35%로 급감했고, 전체 슈팅 중 32%가 수비에 막혔다. 이는 예전처럼 수비수 앞에서 공간을 창출하거나 압박을 이겨내는 능력이 줄었다는 신호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좁은 공간 돌파 능력은 여전히 수준급이지만, 팀이 불안정한 상태라 손흥민이 빛나기 어렵다”고 인정했다.

손흥민의 빈자리를 두고 마티스 텔과 히샬리송이 거론된다. 텔은 속도와 돌파력은 뛰어나지만 경험과 피지컬이 부족하다. 반면 히샬리송은 측면에서 불편해 보이지만, 공중 경합과 압박 유지 측면에선 안정감을 준다. 문제는 어느 쪽이든 위험 부담이 따르는 선택이라는 점이다. 디애슬레틱은 “손흥민의 경험과 상징성은 무시할 수 없지만, 그것만으로 결승전 선발을 보장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손흥민이 토트넘에 남긴 공헌은 분명하지만, 현재 퍼포먼스만으로 본다면 선발 제외는 고려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인 셈이다. 디애슬레틱은 “‘손흥민 없는 결승’이라는 문장은 낯설고 충격적일 수 있다”며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결승 무대에서 가장 중요시해야 할 것은 ‘상징’이 아니라 ‘실효성’”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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