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주장 손흥민. 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33)이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구단들의 접촉 시도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에 남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거취가 손흥민의 미래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9일 영국 매체 TBR 풋볼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 구단들이 손흥민과 그의 측근에게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이 손흥민을 선수로서, 그리고 인간적으로 깊이 신임하고 있어 잔류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우선 오는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집중하고 있다.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토트넘은 17년 만에 트로피를 획득하게 된다. 손흥민 역시 2015년 토트넘 입단 후 아직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이적보다 결승전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손흥민은 지난 17일 애스턴 빌라와의 경기에서 36일 만에 선발로 복귀해 74분을 소화했다. 그는 경기 후 “복귀 후 첫 경기라 조금 피곤하지만, 몸 상태는 좋고 경기에 나설 준비가 됐다”며 “가장 중요한 건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위해 모두가 몸 상태를 회복했다는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결승전에서 결과를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 시즌 손흥민은 골과 어시스트 모두 두 자릿수를 기록했지만, 그동안 보여줬던 높은 경기력에 비해 다소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직전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는 여러 차례 결정적 찬스에서 망설임을 보이며 득점 기회를 놓치는 등 1대1 상황에서 과거보다 자신감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거취는 손흥민의 미래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임 직후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며 전폭적인 지지를 보여왔다. 경기력 외에도 손흥민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해왔다. 팀의 구심점이었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이적했을 때와 같은 혼란을 피하려고 락커룸에서 영향력이 큰 손흥민을 남겨달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체제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구단 역사상 최다 패배(21패)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세우며 17위까지 추락했다. 또한 런던 연고지 라이벌 첼시와의 맞대결에서는 4연패를 당하는 등 구단 역사상 전례 없는 부진을 겪었다. 이런 성적 부진으로 인해 팬들과의 갈등도 심해져 유로파리그 우승 여부와 관계없이 시즌 종료 후 경질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TBR 풋볼의 그레이엄 베일리 기자는 “손흥민이 이번 여름 이후에도 토트넘에 남을 수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이는 전적으로 감독에게 달려 있다”며 “해외에서 많은 이적설이 나오지 않는 것은 토트넘에서 손흥민의 미래가 여전히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우디 측이 손흥민의 측근과 접촉하고 있으며, 떠날 가능성과 남을 가능성이 모두 존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