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적인 디렉터스뷰

‘하트페어링’ PD “결혼하고 나면 ‘연프’가 재미없냐고요?”

입력 : 2025.05.19 12:14

편파적인 쟁점 셋
1. 왜 ‘시그널’이 아닌 ‘페어링’이었나
2. 이탈리아·페어링북·계약연애…‘페어링’이 달랐던 것들
3. ‘연프’ PD는 결혼해도 ‘연프’가 재미있나?

채널A 연애 리얼리티 예능 ‘하트페어링’의 박철환PD. 사진 채널A

채널A 연애 리얼리티 예능 ‘하트페어링’의 박철환PD. 사진 채널A

‘하트페어링’은 채널A의 인기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하트시그널’ 제작진이 만든, ‘생애 주기 맞춤형’ 연애 프로그램이다. ‘하트시그널’이 단순히 처음 만난 상대에 마음이 흔들리고, 호감을 갖게 되는 과정에 집중했다면 ‘하트페어링’은 실제 인생의 반려자가 될 수 있을 것인지의 가능성을 본다.

기존의 연애에 결혼의 가능성까지 타진하는 조금 더 나아간 기획인 셈이다. ‘하트페어링’을 연출한 박철환PD는 ‘하트시그널 4’를 연출하고 그사이에 결혼도 했다. ‘돌아온 싱글’의 예능 ‘돌싱글즈’의 연출진은 미혼이고, ‘하트페어링’ 연출자는 기혼이다. 생애 주기별로 달라지는 감성도 있을 듯하다.

채널A 연애 리얼리티 예능 ‘하트페어링’의 포스터. 사진 채널A

채널A 연애 리얼리티 예능 ‘하트페어링’의 포스터. 사진 채널A

■ 쟁점 1. 왜 ‘시그널’이 아닌 ‘페어링’이었나

‘하트시그널’은 2017년 첫 방송 된, 우리나라 연애 리얼리티의 시초와 비슷한 프로그램이었다. 청춘 남녀가 모여 한집에 살고 이들의 러브라인을 추적하는 프로그램이다. 2018년 두 번째 시즌, 2020년 세 번째 시즌이 방송됐고 2023년 네 번째 시즌이 방송됐다. 박PD는 첫 시즌부터 함께한 프로그램의 ‘산파’다.

“그동안 출연자분들의 인터뷰를 보면 진지하게 ‘결혼이 목적’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많이 뵐 수 있었습니다. ‘하트시그널’에서는 볼 수 없는, 20대 후반에서 30대로 가는 연애를 다루고 싶었어요. 직장생활 이후로 관점이 변화하고 결혼이 아니라면 연애를 하지 않는 분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죠.”

채널A 연애 리얼리티 예능 ‘하트페어링’의 박철환PD가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채널A

채널A 연애 리얼리티 예능 ‘하트페어링’의 박철환PD가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채널A

실제 ‘하트페어링’의 출연자들은 삼성전자, 아시아나 항공, 대신증권 등 대기업의 사원부터 화가, 무용수, 모델, 의사 등 다양한 직군이 모였다. 우리나라 연애 리얼리티의 인재풀이 넓다고 보이긴 하지만, 실제 섭외단계에서 고사한 이들도 많았다. 제작진은 백방으로 뛸 수밖에 없었다.

“섭외가 안 되면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길거리 캐스팅도 감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주요 기업들의 게시판마다 글을 올려서 출연자를 모았죠. 직장동료들로부터 추천을 받은 분들, 인터뷰를 한 분들, 길거리에서 만난 분 등 힘들게 출연자들을 모았습니다.”

채널A 연애 리얼리티 예능 ‘하트페어링’의 한 장면. 사진 채널A

채널A 연애 리얼리티 예능 ‘하트페어링’의 한 장면. 사진 채널A

■ 쟁점 2. 이탈리아·페어링북·계약연애…‘페어링’이 달랐던 것들

‘하트페어링’은 시작부터 풍광이 다른 해외촬영을 택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 피렌체의 큰 저택에서 시작됐다. 그렇게 이국적인 낭만을 경험한 출연자들은 서울 성북구의 집으로 옮겨온다. 서로의 나이나 직업 등을 미리 알 순 없었지만, 각자의 취향이 담긴 ‘페어링북’을 통해 서로를 알아갔다.

“이탈리아 촬영은 그 집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에요. 해외여행에 가서 관광지 광장에서 누군가를 만난 경험은 있겠지만, 멋진 집에서 누군가를 만난 경험은 하지 못하죠. 직장이 있고 바쁜 분들이라 서울에서 무언가를 하면 일에 매여 연애감정이 들지 않겠더라고요.”

채널A 연애 리얼리티 예능 ‘하트페어링’의 박철환PD. 사진 채널A

채널A 연애 리얼리티 예능 ‘하트페어링’의 박철환PD. 사진 채널A

‘페어링북’은 일종의 설문 응답지를 책으로 엮은 느낌인데 상대방의 인상 테스트와 관련한 정보를 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서로 구체적으로 묻기 힘든 질문들을 미리 책으로 엮어 그 사람을 알 수 있게 했다. 이렇게 나온 정보들은 시청자들에게도 그 출연자에 대한 정보를 줄 수 있는 통로가 됐다.

“이렇게 쌓은 감정으로 이탈리아에서 서울에 오니, 또 변수가 되는 게 있더라고요. 나이와 직업 등이 공개되면서 실제 이 사람과의 관계가 현실이 되는 부분이죠. 특히 남자 출연자들의 변화가 극적이었는데요. 제연씨의 직업(변호사) 공개 후 우재씨 등의 표정변화는 인상적이었죠.”

채널A 연애 리얼리티 예능 ‘하트페어링’의 한 장면. 사진 채널A

채널A 연애 리얼리티 예능 ‘하트페어링’의 한 장면. 사진 채널A

■ 쟁점 3. ‘연프’ PD는 결혼해도 ‘연프’가 재미있나?

이렇게 맺어진 커플들은 계약연애 규칙을 통해 또 한 번 묶인다. 실제 3일 정도 계약연애 관계에 묶이면서 둘만의 시간과 공간이 제공된다. 같은 집에 살기 때문에 ‘유사 결혼’과 같은 분위기가 조성되는 셈이다. 제작진은 향후 하나의 설정을 더 추가해 연애에서 결혼으로 가는 이들의 감정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프로그램이 결국엔 결혼에 대한 확신을 언제 받고, 어떤 식으로 받는지에 대한 프로그램이에요. ‘페어링북’ ‘계약연애’에 이어 하나의 단계가 추가되는데. 정말 확신이 올 때까지 가보시라, 느낌이 올 때까지 가보시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채널A 연애 리얼리티 예능 ‘하트페어링’의 한 장면. 사진 채널A

채널A 연애 리얼리티 예능 ‘하트페어링’의 한 장면. 사진 채널A

박PD는 실제 프로그램 안에서 결혼에도 성공했다. 첫 시즌 CP와 PD의 관계로 만난 이진민 본부장과 2019년 결혼했다. 결혼을 하면 PD는 또 그 이후의 감정들로 자칫 연애 감정이 메마를 수 있다. 마치 미혼PD들이 만드는 ‘돌싱예능’과 같은 궁금증이다.

“‘하트페어링’이 5회 정도까지는 ‘하트시그널’의 감정이 있습니다. 그 부분을 편집하며 시즌 1 때의 설렘을 느꼈던 것 같아요. 충분히 감정이 공명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제 스스로 무뎌지는 부분은 걱정을 안 할 수는 없죠. 연애는 기본적으로 불안하고, 불확신할 감정을 바탕으로 하거든요. 열 몇 시간 동안 편집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이 세계에 잘 빠져들고 있습니다.(웃음)”

박수, 공유 영역

댓글 레이어 열기 버튼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