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구결번 레전드 이상민, 드디어 친정 KCC 지휘봉

이상민 KCC 신임 감독 I 부산 KCC 제공
삼성 시절 좌절 딛고
지도자로 두번째 도전
“첫번째 과제는 소통
속공 맞춰 선수 보강”
프로농구 부산 KCC가 이상민 감독(53)의 지휘 아래 새 시즌을 준비한다. 이 감독은 ‘선수단 소통’을 제1과제로 내세웠다.
KCC는 19일 이상민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2019년부터 KCC를 이끌었던 전창진 전 감독은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난다.
이 감독은 KCC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KCC의 전신인 현대전자 농구단에서 1995년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07년까지 팀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이 감독은 1997~1998시즌부터 1999~2000시즌까지 3시즌 연속 정규리그 1위, 1997~1998시즌과 1998~1999시즌, 2003~2004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이끌며 팀의 전성기를 함께했다. 이 감독이 선수 시절 달았던 등번호 11번은 KCC의 영구 결번으로 지정돼 있다.
이 감독은 KCC에서 지도자로서 두 번째 도전을 시작한다. 2010년 은퇴 이후 2012년부터 서울 삼성에서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 감독은 2014년부터 삼성 사령탑을 맡았다. 그러나 2016~2017 시즌을 마지막으로 플레이오프에 가지 못하고 꼴찌에 머무는 등 반복된 부진 속에 선수들이 음주운전 등 잦은 사고를 일으키자 선수단 관리 실패까지 책임지고 2022년 시즌 중 사퇴했다. 이후 2023년 코치로서 친정팀 KCC에 돌아와 3시즌 동안 전창진 감독을 보좌한 이 감독은 3년 만에 사령탑으로 리그에 복귀했다.
이 감독은 19일 통화에서 “솔직히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라며 “코치로서 재작년 운 좋게 우승을 경험했기 때문에 부담감과 책임감을 확실히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KCC는 2023~2024시즌 정규리그를 5위로 마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2024~2025시즌에는 ‘디펜딩 챔피언’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핵심 전력인 최준용과 송교창이 모두 부상으로 사실상 전력 외 상태였다. 외국인 선수 문제도 컸다. 타일러 데이비스가 개막 직전 퇴출당했고 디온테 버튼은 팀 내 불화를 겪다가 안양 정관장으로 트레이드됐다. KCC는 정규리그 9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 감독은 “건강한 KCC와 건강하지 않은 KCC가 어떻게 다른지 재작년과 작년을 통해 확실히 보여준 만큼 선수들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쓸 것”이라며 “선수들과 소통을 잘해서 팀을 끌고 가겠다”라고 말했다. 또 “지난 시즌에는 국내 선수 부상도 있었지만 외국인 선수 부분에서 초반에 삐걱거리는 바람에 좋지 않았다”라며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통해 선수 구성이 완료되면 외국인 선수들을 그에 맞춰서 잘 영입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속공 농구’를 KCC에서 펼쳐 보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선수 시절부터 빠른 농구를 해 온 사람”이라며 “제가 추구하는 빠른 농구에 따라 선수들을 보강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삼성 감독 시절 좌절과 실패를 많이 맛봤기에 그때의 경험을 생각하며 열심히 임하겠다”라며 “궁극적인 목표는 우승”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