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 끌어올렸더니…순위도 올라갔다

입력 : 2025.05.20 07:00

“농군패션이라도 해보자”

최형우 제안에 분위기 반전

KIA, 선발 살아나자 4연승

승패마진 ‘0’ 4위까지 껑충

KIA 선수단이 지난 15일 광주 롯데전을 앞두고 ‘농군 패션’을 한 채 모여서 파이팅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선수단이 지난 15일 광주 롯데전을 앞두고 ‘농군 패션’을 한 채 모여서 파이팅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 선수들은 지난 15일 광주 롯데전에서 양말을 바지 위로 끌어 올린 ‘농군 패션’으로 그라운드에 섰다. 맏형 최형우의 제안이었다. 그는 “뭐라도 하자는 심정이었다. 팀 상황이 좋지 않아서 우리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프로에서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 축 처진 팀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복장 통일을 제안한 것이다.

KIA는 지난달 12일 단 하루였지만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김도영, 박찬호, 김선빈 등 주축 타자들의 연쇄 부상 여파가 컸지만 지난해 통합우승을 차지하고 시즌 전 압도적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던 KIA의 초반 부진은 충격이었다.

악재는 계속됐다. 좌완 필승계투조 곽도규가 팔꿈치 수술로 시즌 아웃됐고, 주장 나성범은 종아리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전천후 황동하는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쳐 전반기를 마감했다. 김도영이 4월 말 복귀한 후로도 KIA는 좀처럼 일어서지 못했다. 최형우가 농군 패션을 제안하기 전 KIA는 18승22패(승률 0.450)로 공동 8위에 머물렀다.

반등을 기대할 요소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올시즌 KIA는 제임스 네일과 애덤 올러라는 강력한 원투 펀치를 갖췄다. 국내 투수만 받쳐주면 선발진 자체는 다른 팀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 5선발로 출발한 김도현도 알을 깨고 나온 듯한 활약으로 힘을 보탰다. 그러나 토종 에이스 양현종의 부진이 선발진 약화로 이어졌다.

현재, 양현종이 제 페이스를 찾아가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4월까지 6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 8.24에 그쳤던 양현종은 5월 3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 2.60의 성적을 거뒀다. 선발 4명이 제 몫을 하자 KIA는 올시즌 가장 긴 4연승을 질주했다.

올러가 15일 롯데전에서 6이닝 2실점, 네일이 17일 광주에서 열린 두산과 더블헤더 1차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양현종은 같은 날 더블헤더 2차전에서 6이닝 1실점, 김도현은 18일 두산전에서 6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KIA는 선발이 전부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한 4경기에서 연승 행진을 달리며 22승22패(승률 0.500)로 공동 4위까지 뛰어올랐다.

상승세로 전환하는 흐름이지만 KIA가 5강 안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하려면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정해영, 조상우 등 필승조가 버티고는 있지만 페넌트레이스를 완주하기 위해선 믿고 맡길 불펜 투수가 더 필요하다. 올시즌 KIA 불펜 평균자책은 9위(5.81)에 그친다. 팀 타율 0.244로 사그라든 화력을 빠르게 회복하는 것도 관건이다.

KIA는 20일부터 수원에서 KT와 원정 3연전을 치른다. 20일 선발 투수는 황동하의 부상으로 최근 로테이션에 재합류한 윤영철이다. 우여곡절 끝에 승패마진을 ‘0’으로 되돌린 KIA가 100경기를 남겨두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양말 끌어올렸더니…순위도 올라갔다

박수, 공유 영역

댓글 레이어 열기 버튼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