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이 마지막이 아니었다…한국인 유로파리그 도전사

입력 : 2025.05.20 12:00 수정 : 2025.05.20 17:38
현역 시절 차범근.     게티이미지코리아

현역 시절 차범근. 게티이미지코리아

UEFA컵, 이제 유로파리그로 불리는 유럽 클럽대항전은 한국 선수들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는 무대다.

‘갈색 폭격기’로 불렸던 차범근(72)이 프랑크푸르트에서 1980년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아시아인 최초의 유럽 클럽대항전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이 시작이었다. 레버쿠젠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그는 8년 뒤 아시아인 최초의 결승전 득점을 곁들이며 두 번째 정상을 밟기도 했다.

당시 UEFA컵으로 불렸던 이 무대는 2009년부터 유로파리그라는 새 이름으로 바뀌었다. 그 이후 17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손흥민(33·토트넘)이 클럽 커리어에선 처음이자 마지막일지 모르는 우승 기회를 잡으면서 한국 선수들의 발자취도 관심을 모은다.

차범근부터 손흥민까지 유로파리그를 뛴 한국 선수는 총 30명이다. 한국 축구의 또 다른 레전드 허정무부터 설기현, 송종국, 박지성, 이영표, 이을용, 현영민, 서정원, 김동현, 김길식, 김동진, 이호, 석현준, 기성용, 차두리, 박주호, 구자철, 유병수, 지동원, 홍정호, 황희찬, 이진현, 이강인, 김민재, 황인범, 홍현석, 정우영, 황의조 등이 그 주인공이다. 사실상 유럽 무대를 두드렸던 한국 선수라면 대부분 도전 기회를 얻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팬들 사이에선 차범근과 손흥민을 제외하면 박주호, 황희찬, 이강인이 가장 성공적인 도전자로 불린다.

2011년 스위스의 FC바젤로 이적한 박주호는 왼쪽 풀백으로 포지션을 변경해 이듬해 유로파리그 4강 진출에 기여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를 거쳐 도르트문트로 이적한 그는 2016년 8강에 올랐다. 황희찬 역시 오스트리아의 레드불 잘츠부르크 4년 차인 2018년 유로파리그에서 4강에 진출했는데, 이 활약을 바탕으로 이듬해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의 부름을 받았다. 이강인도 스페인 발렌시아 시절인 2019년 2월 셀틱을 상대로 유로파리그 32강 2차전에 첫 출전해 한국 선수로는 최연소(18세 2일) 데뷔하기도 했다. 이강인은 그해 꾸준히 벤치 멤버로 기회를 잡으면서 발렌시아의 4강 진출에 기여했다.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절의 김동진(왼쪽) | 게티이미지코리아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절의 김동진(왼쪽) | 게티이미지코리아

러시아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동진과 이호는 차범근의 뒤를 이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UEFA컵으로 불렸던 마지막 대회인 2008년 결승전에서 스코틀랜드의 레인저스를 2-0으로 꺾고 우승했다.

둘의 우승 소식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것은 당시 주연이 아닌 조연에 머무른 까닭이다. 수비수인 김동진은 무릎 부상의 영향으로 종료 직전 교체 투입돼 1분 남짓을 뛰는 데 그쳤고, 미드필더 이호는 아예 출전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둘은 UEFA컵의 마지막 우승자이자, 차범근 이후 두 번째 우승의 영광을 누린 한국 선수로 기록돼 있다.

손흥민이 22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우승컵을 들어 올린다면 한국 선수로 4번째 영광의 주인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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