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케니 로젠버그. 키움 히어로즈 제공
키움의 본격적인 승부는 선발 투수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야 시작된다. 순조롭게 경기를 시작해도 허리가 무너져 패배를 맞이하곤 한다. 타선의 지원도 부족하다. ‘1승’을 향한 키움 선발 투수들의 여정은 유독 험난하다.
키움은 지난 20일 삼성에 뼈저린 역전패를 당했다. 선취점을 내고도 동점으로 따라잡혔고 결국 11회까지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3-6으로 졌다.
선발 투수 케니 로젠버그는 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로젠버그는 5회까지 피안타 1개만을 허용하며 호투를 펼쳤으나 키움의 타선도 터져 주지 않았다. 1회 리드오프 송성문의 안타 이후 4회까지 안타가 없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지만 6회 1-1 동점을 허용하며 승리 투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불펜에서 버텨 준다면 리드를 다시 찾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로젠버그가 강판된 후 구원 등판한 3명의 투수는 모두 1이닝을 채 채우지 못했다. 결국 키움은 9회 김영웅에게 역전 홈런을 허용했다. 9회까지 투수 5명을 기용한 키움에는 연장전을 버틸 수 있는 필승조 인원이 많이 남아있지 않았다. 키움은 11회 4점을 잃으며 승리를 빼앗겼다.
지난 18일에는 대체 선발 조영건이 NC를 상대로 5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1회 리드오프 김주원에게 볼넷을 내어줬으나 4회까지 노히트 행진을 펼쳤다. 5회에야 김형준에게 첫 안타를 허용했다. 2020년 9월 NC전(5이닝 2피안타 무실점) 기록을 뛰어넘는 조영건의 인생투였다.

키움 조영건. 키움 히어로즈 제공
조영건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후 키움의 마운드가 난타당하기 시작했다. 볼넷과 안타, 진루타가 이어지며 6회에만 3실점했다. 키움은 선발 투수의 호투가 무색하게도 0-5 패배로 고개를 숙였다.
멀티 이닝을 소화하며 경기를 끌어줄 중간계투조가 부족하다 보니 선발 투수의 호투와 상관없이 ‘불펜 데이’가 운영된다. 키움은 20일 로젠버그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후 연장 11회까지 가는 동안 7명의 투수를 구원 등판시켰다. 18일 NC전에서도 조영건이 강판된 이후 4명이 마운드에 올랐다. 연이은 불펜 소진으로 인해 전력이 약해지는 악순환이 생긴다.
키움은 20일까지 50경기를 치르는 동안 구원투수의 승리가 4개로 가장 적고 패배는 12개로 가장 많다. 라울 알칸타라의 합류로 1~3선발이 단단하게 구축된다 해도 불펜이 잘 버텨줘야만 성적 반등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