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글빙글 어지럼증, 현기증 아닌 이석증 의심

입력 : 2025.05.21 10:55
파트너이비인후과 변광현 원장

파트너이비인후과 변광현 원장

평범한 일상을 보내다가 갑작스럽게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듯한 어지럼증을 경험하는 사례가 있다. 이때 대부분은 순간적인 저혈압이나 피로, 현기증 때문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이러한 어지럼증이 특정 자세에서만 유독 반복되거나 수 초에서 수 분 사이에 짧게 사라지는 특징을 보인다면 양성돌발성체위현훈, 즉 이석증을 의심해야 한다.

이석증이란 우리 몸의 균형을 담당하는 귀 속 전정기관에서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특히 이석이라 불리는 미세한 칼슘 입자가 원래 위치를 벗어나 반고리관으로 들어갈 경우 머리 움직임에 따라 잘못된 평형 정보를 뇌에 전달하게 된다. 이로 인해 회전하는 듯한 어지럼증이 유발되는 것이다. 뇌혈관 질환처럼 보이지만 신경학적 이상 없이도 증상이 발생할 수 있어 많은 환자들이 당혹스러움을 느낀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석증 환자는 최근 13년 동안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대중에게 이석증은 여전히 생소하거나 오해가 많은 질환이다. “귀가 문제면 청력도 나빠지겠지”, “스트레스를 받아서 생긴 거야”, “약을 먹으면 금방 낫겠지”와 같은 잘못된 인식들이 여전히 널리 퍼져 있다.

정의하자면 이석증은 청력과 관련 없는 질환이다. 소리를 인식하는 달팽이관이 아닌 몸의 평형을 담당하는 반고리관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력 저하나 이명, 귀 먹먹함 등의 증상이 동반될 경우 메니에르병이나 돌발성 난청 같은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정밀 진단을 위해 체위 유발 검사나 전정 기능 검사, 비디오 안진검사 등을 받아야 한다.

이석증의 치료는 약물이 아닌 이석정복술이라는 물리치료적 접근을 통해 이루어진다. 전문의가 환자 머리와 몸을 특정 방향으로 움직여 이탈한 이석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방법이다. 정밀 진단과 숙련된 시술만 이뤄진다면 대부분 1~2회 만에 증상이 크게 호전된다.

다만 이석증은 재발률이 높은 편이다.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 골다공증 환자, 수면 부족이나 탈수가 잦은 사람 등에게 더 자주 나타난다. 따라서 생활 습관 관리가 병행되어야 한다. 나아가 잘못된 자세나 수면 습관, 과격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베개 높이도 중요한 요소다. 지나치게 낮거나 높은 베개는 머리의 기울기를 유발해 이석의 위치 이동을 촉진할 수 있다. 목과 머리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적절한 높이의 베개를 선택하고 수면 중 머리를 급격히 돌리는 습관을 자제해야 한다.

파트너이비인후과 변광현 원장은 “이석증에 대해 무섭고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치료가 매우 잘 되는 질환”이라며 “다만 중요한 것은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인데 증상을 방치하거나 민간요법에 의존할 경우 상태가 악화될 수 있으며 반복될 시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쳐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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