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열정 남달랐던 故 김새론, 그저 안타까울 뿐”

입력 : 2025.05.21 13:15
영화 ‘기타맨’ 속 고 김새론(왼쪽)과 이선정. 사진제공|(주)성원제약

영화 ‘기타맨’ 속 고 김새론(왼쪽)과 이선정. 사진제공|(주)성원제약

“촬영 당시 고 김새론이 목이 쉬었어요. 그래서 후시녹음으로 다시 목소리를 따면 되니 그냥 편안하게 연기하라고 했죠. 하지만 (김새론 사망으로)결국 후시녹음까지 하진 못했어요. 삽입곡 ‘두근두근’이란 노래도 함께 부르기로 했는데, 차마 그걸 같이 하지 못해서 안타까울 뿐입니다.”(배우 겸 감독 이선정)

영화 ‘기타맨’(감독 김종면, 이선정)을 유작으로 남긴 고 김새론에 대한 추모 발언이 이어졌다. 감독 겸 주연, 그리고 제공, 제작, 시나리오까지 맡은 (주) 성원제약 이선정 대표는 고인의 선택에 아픈 마음을 드러냈다.

‘기타맨’ 이선정 배우 겸 감독. 사진|이다원 기자

‘기타맨’ 이선정 배우 겸 감독. 사진|이다원 기자

21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진행된 영화 ‘기타맨’(감독 김종면, 이선정)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는 주인공 기철 역을 맡은 이선정과 김종면 감독이 참석해 고 김새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타맨’은 고된 현실 속에서도 밴드 정신을 이어가려는 기타리스트 기철(이선정)의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고 김새론은 극 중 기철을 사랑하는 밴드 볼케이노 키보디스트 유진 역을 맡았다. (주) 성원제약 이선정 대표가 감독, 주연 뿐만 아니라 제작, 제공까지 뛰어들었고, 고 김새론의 유작이기도 하다. 제작 단계 당시 음주운전 논란으로 자숙 중이던 김새론의 차기작으로 알려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기타맨’ 이선정 배우 겸 감독(왼쪽). 사진|이다원 기자

‘기타맨’ 이선정 배우 겸 감독(왼쪽). 사진|이다원 기자

이선정은 김새론의 유작이라는 점에서 “고민이 없을 수 없었다. 처음 김새론과 미팅했을 때 ‘힘든 상황을 다 안다. 하지만 내년 5월엔 꼭 개봉을 할 테니, 그때까지만 잠잠하게 있어라. 그러면 자숙 기간을 딛고 다시 일어서서 메이저로 훨훨 날아갈 것’이라고 약속했었다”며 “그걸 꼭 지키고 싶었고, 무리하게 개봉을 진행하다보니 약간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제까지도 편집 작업을 했다. 고인의 얼굴을 계속 봐야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 하루가 멀다하고 그 얼굴을 계속 보니 꿈에도 나왔다”며 “두번째 힘든 건, 오늘 이 자리에 고인과 같이 나왔어여 하는데 혼자 이렇게 나와서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기타맨’ 이선정 배우 겸 감독. 사진|이다원 기자

‘기타맨’ 이선정 배우 겸 감독. 사진|이다원 기자

이어 김새론을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캐스팅 당시 원래 다른 배우가 예정돼있었다. 어떻게 하다보니 ‘김새론도 마지막으로 한 번 만나보자’ 싶어서 미팅을 했는데, 시나리오를 꼼꼼하게 읽어오고 영화에 대한 열정을 불사르더라. 열정과 해맑게 웃는 모습 때문에 캐스팅하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도 “주위에서 만류하는 사람들이 없었던 건 아니다. 촬영하고 나서도 개봉을 못할까봐 걱정하는 이도 있었다”며 “이 문제(김새론 음주운전 논란)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개봉도 못하고 묻힐 수 있다며 ‘위험한 모험’이라고 말리는 이들도 있었다”며 “하지만 김새론의 열정이 너무 좋아서 캐스팅을 강행했다”고 설명했다.

촬영 기간에도 고인이 음주운전 논란으로 많이 힘들어했다고도 했다. 이선정은 “촬영 내내 주로 차 안에서 대기하며 나오질 않았다. 사람을 피하려고 하는 모습도 보였다”면서도 “신기한 건 카메라 앞에만 서면 완전 달라졌다. NG도 거의 없었고, 연기할 때만큼은 프로페셔널했다. 물론 나와 트러블도 한번 있었지만, 연기할 땐 누구보다도 다정하게 대해줬다. ‘천상 배우구나’라고 느꼈다”고 뒤띔했다.

마지막으로 제작, 제공, 감독, 주연, 음악 등 영화 곳곳에 손댄 이유를 묻자 “이 영화는 ‘음악인 이선정’으로서 진정성을 담고 싶었다. 당연히 좋은 배우가 나오고 판타지적인 스토리로 가면 더 잘 만들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보다는 음악하면서 겪었던 이야기를 쓰고 연출하고 싶었다. 남들은 ‘사업하면서 자기 꿈을 이렇게 이루려고 하나보다, 네가 잘나봐야 얼마나 잘났겠니’라는 시선도 있었지만, 부족함을 인정하면서도 이런 영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덧붙였다.

오는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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