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타맨’ 공식포스터, 사진제공|(주)성원제약
■편파적인 한줄평 : 중2병도 이 정도면, 중증이라고.
지질하다. 2000년대 초반 난무하던 아마추어 웹소설도 이 정도의 퀄리티는 아니었으리라. 록음악과 밴드에 대한 고민은 차치하고서라도, 아이돌 음악 폄하, 개연성 실종, 발연기 등 모이면 안될 ‘험한’ 것들이 모여들었다. ‘중2병’도 이 정도면 중증이라 할 수 있는 영화 ‘기타맨’(감독 김종면, 이선정)이다.
‘기타맨’은 고된 현실 속에서도 음악과 인연을 통해 희망을 찾으려는 천재 기타리스트 ‘기철’(이선정)의 상실과 사랑, 여정을 그린 음악 영화라고 한다. 고 김새론의 유작으로, (주)성원제약 이선정 대표가 제작, 제공, 시나리오, 연출, 음악, 그리고 주연까지 맡아 107분을 채운다.
‘기타맨’ 속 이선정 대표.
이상하다. 뚜껑을 연 완성본에는 ‘기타맨’의 로그라인 내용이 거의 없다. 작위적으로 설정된 ‘고된 현실’만 있을 뿐 음악과 인연을 통해 희망을 찾으려는 것도, 상실과 사랑, 여정도 없다. 하물며 천재 기타리스트도 찾아볼 수 없다. 자작곡 하나 없이 이태원 클럽에서 공연하는 밴드 볼케이노와 기타를 잡지 않을 땐 손톱이 긴(기타리스트는 짧은 손톱 관리가 기본이다) ‘기철’에게선 천재적인 면모는 커녕, 아마추어 느낌만 가득하다. 피치도 맞지 않게 흥얼거리는 기철의 자작곡을 듣고는 “정말 좋은데?”라고 감탄하는 ‘유진’(김새론)에겐 오히려 물음표가 남을 정도다.
영화 ‘기타맨’ 속 고 김새론(왼쪽)과 이선정. 사진제공|(주)성원제약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이선정은 자신이 영화 제작 전반에 관여하고 주연까지 맡은 이유를 묻자 “‘(이선정이)사업하면서 자기 꿈을 이루려나보다, 니가 잘나봐야 얼마나 잘났겠니’란 시선도 있다. 솔직히 부족함을 인정하지만, 음악인으로서 내가 주연을 맡아야 진정성이 담긴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지만, 영화를 마주하면 ‘주연 겸 배우로 사심을 채웠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돈도 없고 알콜의존증마저 엿보이는 매력없는 기타리스트에게 ‘유진’(김새론)을 비롯해 젊은 여성들이 열광하고 짝사랑하는지, 전혀 설득되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기철’의 캐릭터 빌드업에 실패한 건 확실하다.
‘록은 배고프지만 숭고해’라는 구시대적 발상도 영화의 노화를 돕는다. 밴드 뮤지션이 가난하고 배고프다고 누가 그러던가. 더 좋은 사운드를 위해 더 나은 기타와 앰프, 장비들을 구입하는 데에만 수백만원, 나아가 수천만원이 든다. 음악을 업으로 삼는다는 건 그만큼 자산이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영화 안에 등장하는 ‘볼케이노’ 멤버들은 하나같이 척박하게 산다. 그러면서도 밴드를 이어가는 게 ‘숭고한 록 정신’이라고 포장한다. 게다가 ‘록음악’을 올려치기하겠다고 아이돌 음악에 대해 ‘소울이 없다’고 폄하하니, 평등한 록정신에 얼마나 위배되는 연출인가. 그러면서도 글로벌 가수 콘서트 오프닝 게스트로 선다고 좋아하는 볼케이노 멤버들에게, 어떤 관객이 응원을 보낼 수 있을까.
고 김새론의 연기만 아깝게 됐다. 열정을 다했다는 걸 스크린 밖에서도 느낄 수 있다. 이것이 그의 유작이라는 점이 더욱 안타까울 뿐이다. 오는 30일 개봉.
■고구마지수 : 4.5개
■수면제지수 : 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