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태극기 두르고 눈물 쏟아낸 손흥민, 15년 만에 만져본 우승 트로피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22일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들고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AP

토트넘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0으로 앞선 후반 20분. 토트넘 히샬리송은 교체를 요청하는 신호를 벤치에 보냈다.

대신 투입된 선수는 왼쪽 팔뚝에 노란색 주장 완장을 차고 있었다. 손흥민이었다. 강력한 중원 싸움과 타이트한 수비를 중시한 전략으로 인해 벤치에서 시작한 손흥민이 유로파리그 결승전 잔디를 밟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공격수가 아니라 수비수 같았다. 맨유 파상공세를 막아내기 위해 열심히, 열심히 수비했다. 가끔식 돌파도 했고 프리킥도 찼지만 잠시뿐이었다. 그렇게 손흥민은 인저리 타임 7분을 포함해 끝까지 뛰었다.

경기 결과는 1-0 토트넘 승리. 유로파리그 우승컵은 토트넘의 몫이 됐다. 그리고 손흥민은 드디어 프로축구 선수로서 첫 우승컵을 안았다. 손흥민은 태극기를 두른 채 선수들과 부둥켜 안으며 토트넘 입단 10년만에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부진(17위)을 씻고 내년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손흥민이 태극기를 두른 채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한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 로이터

토트넘은 22일 스페인 빌바오에 있는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전반 막판 브레넌 존슨의 선취골을 끝까지 잘 지켜 맨유를 한골차로 제쳤다. 손흥민은 경기 후 눈물을 터뜨리며 동료들과 감격을 나눴다. 손흥민은 독일에서 유럽 1군 무대에 데뷔하고서 무려 15시즌 만에 처음으로 우승 축배를 들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뛰는 동안 2016-2017시즌 프리미어리그(EPL), 2020-2021시즌 리그컵, 2018-20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준우승만 3차례 기록했다.

손흥민은 1980년과 1988년 프랑크푸르트(독일) UEFA컵 우승을 이끈 차범근 전 국가대표팀 감독에 이어 이 대회 우승을 맛본 또 한 명의 한국인 선수로 남는다. 차 전 감독과 손흥민 이외에도 김동진과 이호가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소속으로 2008년 우승 축배를 든 바 있다.

손흥민은 A국가대표팀에서도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다. 다만 연령별 대회로 분류되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유일하게 태극마크를 달고 맛본 우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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