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공식 SNS
벼랑 끝에서 결국 해냈다. 토트넘의 새 역사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도 역사와 법칙이 됐다. 토트넘이 최악의 시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2년차 우승 법칙은 이어졌다.
토트넘은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토트넘은 2007-08 리그컵 우승 후 17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971-72시즌 대회 전신 UEFA컵 초대 우승 팀이었던 토트넘은 1983-84시즌 이후 41년 만이자 대회 통산 세 번째 정상에 올랐다.
팽팽하던 0의 균형을 깬 건 토트넘이었다. 전반 42분 왼쪽 측면에서 파페 사르가 올려준 공을 쇄도하던 브레넌 존슨이 발을 내밀었다. 제대로 맞지 않았으나 맨유 루크 쇼의 팔에 맞고 맨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후 토트넘은 미키 판더펜의 환상적인 수비와 수문장 굴리엘모 비카리오의 선방 속에 한 골 우위를 끝까지 지켜냈다.

토트넘 선수들과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22일 유로파리그 우승 후 시상식에서 함께 모여 기뻐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긋지긋했던 무관 징크스를 깬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TNT 스포츠와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악순환은 끊기 더 어려워진다”며 “구단 구성원 모두가 긴장하는 걸 느꼈고 이 고리를 끊기 전까지는 어떤 기분인지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우린 젊은 선수들로 구성돼 있고 이번 경험을 통해 스스로 믿을 수 없을 만큼 느끼길 바란다”고 좋은 자양분이 되길 바랐다.
올 시즌 토트넘은 최악의 시기를 겪었다. 리그에서 11승 5무 21패로 20개 팀 중 17위로 처졌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은 32강, 카라바오컵(리그컵)은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유로파리그에서 우승해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거취가 불분명하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토트넘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22일 유로파리그 우승 후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최악의 상황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토트넘은 해냈다. 그는 “항상 토너먼트 대회와 리그는 다르다고 생각했다”며 “좋은 조직력, 경기 계획, 탄탄한 기반을 갖추면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무너뜨리긴 정말 어려울 거로 생각했고 맨유의 공격을 막아낼 자신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맡는 팀마다 두 번째 시즌에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고 말했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오해가 있던 거 같다”며 “자랑이 아니라 그걸 믿었다”라고 했다. 그는 “리그 성적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걸 알지만 트로피를 따는 게 꿈이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토트넘은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토트넘 선수들이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2년차엔 우승을 이뤄낸다고 말한 대형 포스터를 들고 기뻐하는 사진을 게시물로 올렸다. 토트넘 팬들은 “정말 기적처럼 이뤄냈다” “벼랑 끝에서 살아난 진정한 승부의 화신”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걸 가져다준 감독” “좋은 선수 몇명만 사면 내년엔 리그 우승이다” 등 축하와 기쁨의 글을 쏟아내고 있다.

토트넘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22일 유로파리그 결승에서 후반 22분 손흥민을 교체로 투입하고 있다.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