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맨유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22일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에 패한 뒤 낙담한 표정을 짓고 있다. AFP연합뉴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미드필더 브루노 페르난데스(31)가 팀을 사랑하기에 떠나야 한다면 나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맨유가 자신을 매각해 현금화하겠다고 한다면 따르겠다고 했다.
맨유는 22일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토트넘에 0-1로 패했다. 전반 막판 터진 토트넘 브레넌 존슨의 골을 만회하지 못하면서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번 시즌 유일하게 남았던 우승 기회를 놓친 맨유는 ‘무관’을 확정했고,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최종전을 남기고 16위에 그치며 다음 시즌 유럽축구대항전 무대 진출에 실패하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게 됐다.
리그에서 워낙 부진해 유로파리그만 보고 달려온 맨유에겐 너무나 큰 좌절이었다. 맨유 캡틴 페르난데스도 크게 낙담했다. 그는 결승을 앞둔 TNT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이 클럽에서 뛰는 것은 내게 있어 꿈이 현실이 된 것”이라며 “팬들과 팀을 위한 ‘기억에 남을 순간’을 만들고 싶다”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밝혔다.

토트넘 손흥민이 22일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마친 뒤 맨유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포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페르난데스는 맨유에 대한 강한 애정을 드러내온 만큼 결과에 대한 실망과 책임감도 크게 느꼈다. 페르난데스는 유로파리그 우승 실패 후 스카이스포츠 인터뷰에서 “나는 계속해서 구단이 내게 떠나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팀에 남겠다고 말했다. 맨유에서 더 오래 있고 싶고, 이 팀을 다시 영광의 시절로 돌리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이번 우승 실패로 맨유가 팀 재편을 위해 그를 떠나보내기로 결정한다면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사랑하기에 떠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페르난데스는 “클럽이 돈을 벌기 위해 팀을 해체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그럴 수밖에 없고, 축구는 가끔 이런 식이다. 만약 구단이 나를 팔아 현금화하고 싶다면 기꺼이 따를 것”이라고 했다.
2020년 2월 맨유에 합류한 페르난데스는 이번 시즌 공식전 52경기에서 19골 16도움을 기록하며 팀 내 최다 공격포인트를 올리고 있다. 팀 에이스로 무너져가는 명가를 지탱해왔다.

맨유 페르난데스가 22일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 파페 사르와 헤딩 경합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런 그를 향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천문학적인 돈으로 유혹하고 있으며 레알 마드리드도 영입에 관심을 보내기도 했다.
맨유 후벵 아모링 감독은 페르난데스에 대해 줄곧 “판매 불가”라며 에이스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보내왔다. 몰락한 맨유가 팀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가진 캡틴 페르난데스의 미래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