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임종성이 22일 잠실 SSG전 승리 후 데뷔 첫 홈런이자 역전 만루홈런 기념구를 들어보이고 있다.

두산 임종성이 22일 잠실 SSG전 8회 데뷔 첫 홈런을 역전 만루홈런으로 장식하고 팀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타자라면 누구나 꿈꿀 데뷔 첫 홈런이 가장 극적인 순간, 극적인 방식으로 나왔다. 두산 임종성(20)이 역전 결승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팀을 연패의 늪에서 건져냈다.
임종성은 22일 잠실 SSG전 8회 2사 만루에서 김민의 4구째 바깥쪽 149㎞ 싱커를 밀어쳤다. 빠르게 날아간 타구는 그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SSG 우익수 한유섬이 팔을 높이 뻗어 뛰어 봤지만 미치지 못했다. 입단 2년 차, 16경기 39타석 만에 나온 프로 첫 홈런이자 전세를 뒤집는 한 방이었다. 1-4로 끌려가던 두산은 오명진의 내야안타 타점에 이어 임종성의 만루 홈런까지 터지며 경기를 뒤집었다. 9회는 마무리 복귀한 김택연이 등판해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막아내며 팀 승리를 지켰다. 두산은 길었던 5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임종성은 이날 만루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임종성은 “타구를 보면서도 넘어갈지 몰랐다. 다리가 계속 떨렸다”면서 “일단 자신 있게 치자. 박석민 타격코치님도 안타 2개 벌써 쳤으니까 마음 편하게 들어가서 자신 있게 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데뷔 첫 홈런이 만루홈런이 될 거라고 생각했느냐’는 말에는 “상상도 못했다. 야구 하면서 만루홈런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데뷔 첫 홈런을 만루홈런을 장식한 건 KBO리그 역대를 통틀어 임종성이 20번째다. 두산만 따지면 역대 4번째다. 가장 최근으로는 오명진(24)이 지난달 27일 롯데전에서 만루홈런으로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다. 빈타에 허덕이는 최근 두산 라인업에서 가장 활기차게 움직이는 두 사람이 임종성과 오명진이기도 하다. 이날도 팀 11안타 중 임종성과 오명진 둘이서 6안타를 때렸다.
임종성은 “(오)명진이 형하고는 작년에도 2군에서 같이 열심히 운동했다. 명진이 형이 먼저 1군 올라가서 잘하는 걸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좀 했던 것 같다. 1군 올라오고 난 뒤에도 명진이 형이 정말 잘 챙겨줬다”고 말했다.
임종성은 2024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2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해는 1경기 출장에 그쳤다. 올해도 이날까지 15경기 밖에 나가지 못했다. 목표는 당연히 1군 주전으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는 것이다.
임종성은 “작년 겨울부터 준비를 많이 했는데, 노력했던 데 대한 보상을 조금씩 받는 것 같다. 앞으로 더 노력하고 준비해야 한다. 기회가 왔을 때 잘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종성은 인터뷰 내내 홈런 공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두산 직원들이 홈런이 나오자마자 바로 움직여 임종성의 첫 홈런 공을 받아왔다. 임종성은 “첫 홈런 공을 어떻게 보관해야 할지는 아직 생각을 못했다. 평생 잘 간직해야겠다”고 말했다. ‘오늘밤 잠은 제대로 잘 수 있겠느냐’는 말에 임종성은 “내일도 경기를 해야 하니까, 어떻게든 자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