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7차례, 갑자기 늘어난 홈 스틸··· 이유가 있다

입력 : 2025.05.31 09:35
SSG 오태곤이 29일 인천 NC전 5회말 홈 스틸로 득점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SSG 오태곤이 29일 인천 NC전 5회말 홈 스틸로 득점하고 있다. SSG 랜더스 제공

SSG는 29일 인천 NC전 6-5, 1점 차로 이겼다. 홈 스틸 하나가 승부를 갈랐다.

4-4 동점이던 5회말, SSG는 2사 후 1·3루 기회를 잡았다. 1루에 한유섬, 3루에 오태곤이 나갔다. 주자 둘 다 그리 발 빠른 선수는 아니었지만, SSG는 과감한 작전을 걸었다. 0B 2S에서 1루 주자 한유섬이 2루로 달렸고 거의 동시에 3루 주자 오태곤이 홈으로 파고들었다. NC 포수 박세혁의 2루 송구가 빗나갔고, 뜬 채로 공을 잡아 바로 다시 홈으로 던진 유격수 김주원의 송구도 옆으로 빠졌다.

SSG는 재역전에 성공했고, 이지영의 적시타로 추가점까지 뽑았다. 무득점으로 끝날 수 있었던 상황이 홈 스틸 하나로 완전히 달라졌다.

SSG 입장에선 앞선 이닝 ‘기록되지 않은 홈 스틸’로 내준 실점을 다시 홈 스틸로 만회해 기쁨이 더 컸다. 4회초 SSG도 2사 1·3루에서 3루 주자를 제대로 신경 쓰지 못해 점수를 내줬다. 1루 견제로 주자를 협살로 몰아갔지만, 그 사이 NC 3루 주자가 홈을 파고들었다. 허무하게 실점을 내줬고 4-4 동점까지 허용했다. 분위기 전체가 가라앉을 수 있었는데 SSG는 더블 스틸을 통한 홈 스틸로 반전에 성공했다.

이번 시즌 유독 홈 스틸이 많아졌다. 시도도 늘었고, 성공률도 높다. 29일 기준 10개 팀 통틀어 홈 스틸 득점만 7차례다. 12차례 시도해 7차례 성공했다. 아직 시즌 40%도 다 마치지 않았는데, 지난시즌 전체 홈 스틸 개수와 동률이다. 지난 시즌은 10개 팀 통틀어 25차례 홈 스틸을 시도해 7차례 성공했다.

홈 스틸이 갑자기 늘어난 건 우연이 아니다. 뚜렷한 투고타저 흐름 속에서 1점의 가치가 그만큼 더 커졌다. 전날 뼈 아픈 홈 스틸 실점을 내줬던 이호준 NC 감독은 30일 창원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좋은 외국인 투수들이 너무 많다. 1·3루에서도 점수를 올리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상대 실수를 생각하고 작전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저희도 그렇지만 다른 팀도 1·3루에서 많이 뛰더라”고 말했다,

홈 스틸은 그 특성상 대부분 주자 1·3루 상황에서 나온다. 야구에서 가장 점수 낼 확률이 높은 상황 중 하나다. 예년 같으면 당연히 강공 지시가 주로 나가는 주자 상황이기도 하다. 그러나 올해 사정이 달라졌다. 홈 스틸이라는 모험수를 써서라도 1점을 뽑아내려는 팀들이 많다. 1·3루 주자의 유기적인 플레이를 통해 얼마나 작전 성공률을 높이는지, 반대로 약속된 수비 플레이에 따라 얼마나 상대 작전을 막아내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

이날까지 삼성, 롯데, SSG 등 3개 팀이 2차례씩, 한화가 1차례 홈 스틸을 기록했다. 수비 입장에선 두산만 3차례 홈 스틸을 허용했다. 그 외 키움, KT, 롯데, NC 등 4개 팀이 1차례씩 홈 스틸로 실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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