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자진 사퇴 이후, 대대적인 선수단 변화···조성환 대행 “‘허슬두’ 모르면 두산 유니폼 입을 자격 없다” 메시지

입력 : 2025.06.03 16:18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왼쪽에서 두 번째)이 3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그라운드에서 코칭스태프끼리 대화하고 있다. 두산베어스 제공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왼쪽에서 두 번째)이 3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그라운드에서 코칭스태프끼리 대화하고 있다. 두산베어스 제공

“‘허슬두’의 의미를 모른다면, 두산 베어스에서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없다.”

3일 두산-KIA전이 열린 잠실구장. 전날 이승엽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한 두산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비교적 차분하게 경기 전 훈련을 진행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 못지 않은 취재진이 찾은 가운데 그 앞에 선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은 팀 분위기 쇄신 의지를 다시 강조했다.

지난 주말 최하위 키움에 2연패하며 9위(23승3무32패)까지 처진 두산을 이끌게 된 조 대행은 “이승엽 감독님이 (성적 부진에 따른)큰 책임을 지셨고, 코칭스태프도 그 부분에 대한 책임을 같이 해야 하는데…”라며 “하지만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다. 뭔가 정상화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그 부분을 해야 하는 것도 우리의 책임이라고 생각해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스태프들도 용기를 냈다. 이승엽 감독님께 미안한 마음을 잊지 않고 남은 시즌 잘 치르자고 얘기했다”고 책임감을 이야기했다.

이날 오전 이승엽 감독과 통화했다는 조 대행은 “정말 죄송하다고 했고, 서로 죄송하다, 미안하다만 몇번 반복해서 얘기하다 끊었다”며 “감독님은 남은 시즌도 팀을 잘 부탁한다는 당부도 하셨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조 대행 체제로 선수단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코칭스태프 개편 폭도 크다. 이승엽 감독과 함께 타격코치인 박석민이 팀을 떠나면서 고토 고지 코치가 이날부터 수석코치와 타격코치를 겸임한다. 또 이날 가득염, 조중근, 김재현 코치가 1군으로 올라왔고, 이영수, 박정배 코치가 퓨처스팀으로 이동했다. 조중근 퓨처스 타격코치가 1군 타격 보조 코치로, 가득염 코치는 1군 불펜코치가 됐다. 임재현 1군 주루코치가 1군 작전코치로 보직을 변경했으며, 김재현 퓨처스 작전 코치가 1군 주루코치로 들어간다. 1군은 김지용 투수코치, 조인성 배터리코치, 김동한 수비코치, 1루 김재현, 3루 임재현 코치가 지도한다.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이 3일 잠실 KIA전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두산베어스 제공

두산 조성환 감독대행이 3일 잠실 KIA전에서 무거운 표정으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두산베어스 제공

선수 엔트리에서도 슬럼프가 장기화되는 베테랑 주축 타자 양석환, 강승호, 조수행이 1군에서 빠졌다. 그리고 곽빈, 김민혁, 김동준, 이선우를 1군에 등록했다. 엔트리 변경이 자신의 아이디어임을 밝힌 조 대행은 “주전으로서 조금 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에서 엔트리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프로에서 어린 선수들이 나간다고 해서 진다는 것은 용납이 되지 않는 일”이라며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준비된 선수를 쓴다는 것이다. 어설프게 야구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참 선수들에겐 어린 선수들이 눈치 보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달라고 특별히 주문했다.

조 대행은 경기 전 선수들과의 미팅에서도 진정성 있는 플레이를 강조했다. “선수들에게 이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상기시켜주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선수가 포기하지 않으면, 팬들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을 굉장히 좋아한다. 이렇게 하다보면 어느 순간에 팬들도 포기할 수 있겠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우리 선수들한테는 조금 더 플레이에 진심을 담자고 말했다.”

두산베어스 제공

두산베어스 제공

두산은 이번 시즌 하위권으로 처지면서 전통적인 팀 컬러인 ‘허슬두’가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의 황금기였던 2018년부터 코칭스태프로 함께 하는 조 대행은 “‘허슬두’에는 포기하지 않는, 끈끈한, 상대가 쉽게 볼 수 없는 팀이라는 의미가 있다. 이 의미를 모르면 두산 유니폼을 입을 자격이 없다고 선수들에게 말했다”며 “우리 팬들에게 두산 베어스만의 그 끈끈함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어 “투수진은 어느 정도 안정돼 있는데, 타격이 도와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단 패기로 한 번 밀어붙여 보겠다”고 투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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