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상 팜젠사이언스 그룹 회장의 인생과 책 이야기
한의상 회장의 ‘융합 경영’ 철학에 담긴 뜻은?
‘사람을 융합하라’…‘융합의 출발은 배려’란 판별식의 해설서

팜젠사이언스 그룹 한의상 회장
어제의 것이 모여 오늘이 만들어지고, 오늘의 것이 뭉쳐져 내일이 영근다. 어제의 무엇을 모아야 오늘이 알차지고, 오늘을 어찌 살아야 내일의 꿈이 달콤해 질까. 마음이 헛헛해 찾은 서점에서 눈에 띈 책 하나를 집어든다.
‘사람을 융합하라’. 글로벌 바이오 제약기업 팜젠사이언스 그룹 한의상 회장의 책이다. ‘사람만 남았다’ , ‘사람이 무기다’ ,‘사람은 신이다’라는 ‘사람 경영’ 시리즈의 뒤를 잇는 책이다. 가난한 용접공으로 출발해 숱한 인생의 질곡을 넘어 글로벌 기업의 오너가 된 한 회장이 녹여 붙여 체득한 ‘융합의 출발은 배려’다.
배려에 대한 ‘오마주’는 끝내 융합으로 ‘오버랩’됐다. 이 경영 철학으로 만들어질 우리들의 ‘오!해피’는?

팜젠사이언스 그룹 한의상 회장
지금 시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융합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을까요?
요즘은 기술도 빠르게 진보하고, 세대 간 사고방식이나 가치관도 훨씬 다양해졌습니다. 예전 방식대로는 조직이 하나로 움직이기 어렵습니다. 결국 사람 사이의 신뢰와 공감, 그리고 배려를 통해 생각을 ‘융합’시키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사람을 융합하라’는 책은 그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우리 시대 세대간, 남녀간, 사제간 갈등은 일상이 됐습니다. 그러나 인간은 유구한 역사를 통해 ‘같이’의 가치를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책에서 사람 사이 유기적인 융합 필요성과 방법론을 다뤘습니다. 무엇보다 기술이나 전략 이전에, 사람 간 연결이 가장 큰 동력이라는 말도 꼭 하고 싶었습니다.

팜젠사이언스 그룹 한의상 회장
사람 사이 “융합”이라는 단어를 좀 더 구체적으로 쉽게 풀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융합은 단순히 함께 한다는 것만은 아닙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태도에서 시작됩니다. 그래야 ‘배려’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배려 없이 다른 사람들끼리 융합할 순 없거든요. 융합은 단순히 더하기가 아니라 가치 창출을 말합니다. 시너지라고도 합니다. 한마디로 ‘배려’와 ‘존중’을 기반으로 한 관계가 융합의 출발점입니다. 기술 융합, 세대 융합, 부서 간 융합도 결국은 사람 사이 융합이 잘 돼야 가능하죠.

팜젠사이언스 그룹 한의상 회장
배려가 곧 융합이라고 하셨습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가능한가요? 이윤을 추구하는 조직의 인간 관계에선 배려가 꼭 정답이 아닐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정반대입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배려는 절대 필요 조건입니다. 상호 이익이 최우선 조건인 게 사실입니다. ‘저 사람이 지금 뭐가 필요한가’를 알지 못한 채 자기 이익만 추구하면 거래가 성사되기 어렵죠. 이런 식의 거래는 이뤄지기 어렵지만 이뤄진다고 해도 오래 가지 못합니다. 오히려 얼굴 붉힐 일이 많을 겁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은 사람 사이 믿음과 배려에서 나옵니다. 상대의 입장을 한 번 더 생각하고, 작은 이익을 나누는 배려가 결국 더 큰 성과로 돌아옵니다. 그것이 팜젠사이언스가 추구하는 기업 문화입니다.

팜젠사이언스 그룹 한의상 회장
팜젠사이언스의 성장 과정에서 사람 간 융합이 어떤 역할을 했을까요? 좋은 사례나 에피소드가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배려가 융합의 조건이라고 말씀 드렸는데요. 우리 회사는 유연근무제를 비롯해 13개 사내 동호회 활동을 지원하고 하계, 동계 유급휴가제도 등 다양한 복지 제도를 운영 중입니다. 저는 이것을 직원들에 대한 배려의 하나로 생각합니다.
최근 3~4년 전부터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비라이트인베스트먼트 같은 투자 회사를 설립해서 외연 늘리기가 한창인데요. 이런 게 가능했던 건 팜젠 가족간 융합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이 모든 게 융합의 철학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팜젠사이언스 그룹 한의상 회장
기업을 비롯한 다양한 조직에서 사람 간 융합을 촉진하고 뛰어난 성과로 이어지게 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가장 중요한 건 리더의 태도입니다. 사람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긍정의 에너지로 끌어올리는 게 리더가 할 일입니다. 억지로 하나로 맞추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말이죠.
신간 ‘사람을 융합하라’에서 경영과 기술자, 정치 이야기도 하셨습니다. 지금 시대 여러 영역에서 융합이 쉽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내가 맞다’는 고집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전문가, 리더, 정치인 모두 자기 방식으로만 세상을 보려 하거든요. 타인의 언어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된 것이기도 합니다.
융합을 너무 멀리 찾을 필요 없습니다. 가족만 봐도 그래요. 가족은 태생적으로 융합의 결정판이라고들 착각하는데요. 남보다 못한 사이로 추락하는 가족이 얼마나 많습니까. 혈육의 세계에서마저 융합에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사람들이 잘 몰라요. 가족 안에서도 배려가 없는 데 누구에게인들 배려심이 생기겠습니까. 배려, 융합은 저절로 되는 게 아니에요. 철저한 자기 반성,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후배 세대에게 꼭 전하고 싶은 융합의 철학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배려심을 갖기 위해 노력해보세요. 혼자 가면 빠를 수 있지만, 함께 가야 멀리 가는 법입니다. 세대와 기술이 빠르게 바뀌는 지금일수록 인간적인 연결, 자신이 연결의 중심이 되도록 노력해보세요. 삶의 많은 부분이 바뀔 것입니다. 이 진짜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걸 기억해주면 좋겠습니다.
또 사람을 대할 때 보상을 우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기브 앤 테이크 정신은 융합의 절대적인 방해 요소입니다. 하나를 줬으니 하나가 와야 하는 데 이게 안되면 상대를 적대시 합니다. 자신에게 상대는 ‘배은망덕한 사람’ ‘은혜도 모르는 사람’으로 전락하죠. 뭔가를 바라고 베푼 배려는 배려가 아닙니다. 배려를 한다고 했지만 진심이 아닌 게 다 보입니다. 누구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만들어지겠죠.

한의상 팜젠사이언스 그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