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어준서. 키움 히어로즈 제공
어준서(19)는 이번 시즌 키움 신인 중 가장 많은 기회를 받고 있는 선수다. 지난 8일까지 30경기에서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어준서는 팀 안팎으로 베테랑 선배들을 졸졸 따라다니며 유격수의 자질을 스펀지처럼 흡수하고 있다.
어준서는 2025년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21순위로 키움의 지명을 받았다. 경기고 시절 내야 수비에서 호평을 받았던 어준서는 곧 팀의 주전 유격수로 발탁됐다. 시즌 초반 김태진과 유격수를 번갈아 맡았던 어준서는 5월 말부터 줄곧 유격수로 선발 출전하고 있다.
데뷔 첫 시즌에 중책을 맡은 만큼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어준서의 유격수 실책은 10개에 달한다. 그러나 눈에 띄게 성장하며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재빠른 타구 판단으로 병살 플레이까지 노릴 수 있게 됐다. 어준서는 “프로에 와서 일주일에 6번씩 경기를 하다 보니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고 다리가 무겁다”라면서도 “수비에 점차 적응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빠른 적응의 비결은 팀 안팎 베테랑 선배들을 향한 적극적인 질문 공세다. 어준서는 “오선진 선배님을 옆에서 계속 따라다니면서 질문한다”라며 “선진 선배님이 많이 도와주신다”라고 말했다.
롤 모델인 LG 오지환과는 전화번호를 교환했다. 어준서는 “예전에 LG와 경기할 때 오지환 선배님을 찾아가 전화번호를 교환했다”라며 “경기할 때마다 제가 먼저 연락해서 유격 수비에 대한 조언을 구한다”라고 말했다. 어준서는 “오지환 선배님이 알려주신 내용과 오선진 선배님, 수비코치님이 알려주신 내용을 합쳐서 수비할 때 활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키움 어준서. 키움 히어로즈 제공
어준서는 타격에서도 재능을 보인다. 프로 데뷔전에서 홈런을 터트린 강심장이다. 지난달 24일 KT전에서 4타수 4안타로 맹타를 휘두른 뒤 잠시 잠잠했던 방망이는 지난 7일 LG전에서 다시 터졌다. 8경기 무안타 끝에 나온 역전 적시타는 팀 4연승의 발판이 됐다.
어준서는 “최근에 타석에서 결과가 안 나와서 타격 코치님과 계속 1대1 면담하고 야간 훈련 때도 배팅 훈련을 열심히 했다”라며 “4안타 쳤을 때보다 어제(7일) 역전 적시타 때린 게 더 좋았다. 부진에서 벗어나는 기분이었다”라고 말했다.
어준서는 “그동안 삼진을 안 먹으려고 공을 계속 맞히려고 하다 보니 결과가 안 나왔다”라며 “전력분석팀과 오윤 타격코치님이 ‘네 존만 보고 세게 돌려라’라고 하셔서 그 마인드로 쳤더니 바로 안타가 나왔다”라고 말했다.
어준서는 자신을 ‘쫄지 않는 타자’라고 표현했다. 그는 “중요한 순간이 오면 ‘오늘은 내가 영웅이 되는 날’이라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간다”라며 “결과가 안 나와도 ‘좋은 경험을 했다’라는 생각뿐이다”라고 말했다. 어준서는 “팀이 앞으로 더 승리를 이어가는 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