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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피로 앞에서 ‘의젓한 사람들’…이 시대 앞에 당당하라

입력 : 2025.06.10 14:16
[신간] 불안·피로 앞에서 ‘의젓한 사람들’…이 시대 앞에 당당하라

흔들리는 윤리, 무너지는 신뢰, 극단화된 대립과 방어의 언어들 속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할까. 김지수 작가의 ‘의젓한 사람들’은 “타인에게 의젓한 존재가 되어보라”는 선한 권유로, ‘다정함’ 이후의 미덕으로 ‘의젓함’을 제안한다.

여기서 말하는 의젓함은 단순한 점잖음이나 침착함이 아니다.

그것은 서로가 서로의 구원 서사임을 자각하고, 담담하게 책임지는 태도다.

삶은 예측할 수 없고, 때로는 외면하고 싶을 만큼 고되지만, 그 순간에도 물러서지 않는 용기, 다정함에 머무르지 않고 타인의 아픔에 끝까지 귀 기울이는 자세, 그 모든 것의 합이 ‘의젓함’이다.

자신의 무게를 감당하고, 타인의 무게까지 조심스럽게 받쳐내는 사람. ‘의젓한 사람들’은 바로 그런 이들에 대한 초상화이자, 그 삶의 태도에 대한 기록이다.

저자 김지수는?

언어로 세상을 잇는 대한민국 대표 인터뷰어다. ‘보그’와 ‘조선비즈’의 문화전문기자를 거쳐 30년째 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2015년 시작한 인터뷰 시리즈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는 국내외 석학들의 사유가 집결하는 인문학 플랫폼으로, 누적 조회수 2,500만 회를 넘기며 깊은 울림을 전해왔다.

사람의 얼굴에서, 말의 결에서, 삶의 무게에서 책임을 발견해온 그는 이번 책 『의젓한 사람들』에서 불확실한 시대를 건너는 단단한 마음의 방식으로 ‘의젓함’을 말한다. 그는 묻고 또 묻는다. 더 나은 삶이란 무엇인가, 의연한 사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리고 이제 의젓함으로 가는 길을 제안한다.

지은 책으로는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위대한 대화’, ‘필사는 도끼다’, ‘지켜야 할 마음이 있습니다’ 등이 있다.

꿈틀대는 책 속 문장

인터뷰라는 창문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관찰한 결과, 시간을 버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책임적 존재로의 자각이었다. 몰입은 시간을 미학적으로 승화시키지만, 책임적 존재로의 자각은 시간을 윤리적으로 확장시킨다. 더 많이 보았기에, 더 멀리 보았기에 혹은 그렇게 상상했기에 조금이라도 더 책임지려고 결정한 순간부터, 사람들은 조금 더 나아갔다. 그렇게 ‘의젓하다’는 고통과 시간, 인내와 책임이 인과 관계의 실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 의미의 출발점은 ‘타인에게 의젓한 사람이 되어보는 것’이다. 의젓함이 지닌 아름답고 깊은 층위는 지금 당장 부조리해 보이는 고통의 시간보다 더 멀리 있는 순리의 시간을 상상하는 능력에서 시작한다.

왜 지금 ‘의젓함’인가

광장에서, 뉴스 앞에서,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에서조차 우리는 새로운 ‘의젓함’을 목격하고 있다. 탄핵과 총선, 시민의 촛불과 구호 속엔 단순한 분노를 넘어선 태도가 깃들어 있다. 법과 정의를 요구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시민의 얼굴, 자신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공동체를 외면하지 않는 젊은 세대의 태도, 그것은 분명 ‘책임지는 존재’의 등장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속 제주 사람들 또한 그렇다. 웃음 짓는 얼굴 뒤에 고된 삶과 관계의 무게를 품은 채, 타인을 위해 밥을 짓고 길을 닦는 사람들. 다정하지만 가볍지 않고, 조용하지만 흔들림 없는 사람들. 김지수 작가의 ‘의젓한 사람들’은 그런 시대의 얼굴들에 주목한다.

김지수 작가는 말한다. ‘우리는 지금 다정함만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고. 그래서 ‘의젓한 사람들’은 이 척박한 풍경 위에, 다정함을 넘어선 더 근본적이고 지속 가능한 태도, 바로 의젓함을 꺼내든다.

말보다 태도로 증명하는 의젓한 사람들 불안을 견디면서도 타인의 무게를 함께 짊어질 줄 아는 사람. 삶의 무게 앞에서 도망치지 않고, 타인의 아픔을 자신의 윤리로 껴안는 사람. 그런 존재가 ‘의젓한 사람’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감정의 표현을 넘어 ‘윤리적 실천’으로서의 다정함, 즉 ‘책임지는 태도’로서의 ‘의젓함’에 주목한다.

사회는 점점 더 개별화되고, 윤리는 점점 더 사적이 되어가는 지금, 우리 모두 함께 공감의 피로를 넘어, 관계의 윤리를 회복하자고 다정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전한다. 우리 안의 책임성과 윤리를 조용히 깨우는 동시에, 누군가의 아픔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함께 버티고, 감싸 안고, 마침내 함께 살아내자고!

나는 누구에게 의젓한 사람이었는가

극심한 사회 갈등 속에 출간된 이번 인터뷰집 ‘의젓한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책임을 피하지 않는 의지적 자아를 가진 사람들의 출현이다. 그 첫 신호탄을 쏘아올린 사람은 기독교 영성가 김기석 선생이다. ‘타인에게 의젓한 존재가 되어보라’는 그의 말은 이 인터뷰집 전체를 엮는 언어의 금실이다. 윤동주와 욥, 조르바와 한나 아렌트가 받치고 선 그의 세계에서, 의롭되 외롭지 않은 수많은 길을 볼 수 있다.

양희은의 의젓함은 매일 아침 라디오에서 그가 툭툭 불러주는 수많은 갑남을녀의 삶 속에, 작곡가 진은숙의 의젓함은 겹겹의 마이너였던 이 사람의 불가사의한 ‘지속성’ 그 자체에 있다. 나태주의 의젓함은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라며 무너진 마음을 다독이는 다정한 힘에 있고, 박정민의 의젓함은 영화라는 인생 무대의 시간 여행자로, 수많은 인물의 삶을 지나며 자기 몫의 무대에 책임을 다한 태도에 있다.

이밖에 일본의 노년 내과 의사 가마타 미노루, 경제학자 러셀 로버츠, 뉴욕 목수 마크 엘리슨, 조직 경영학자 애덤 그랜트, 그만두기 코치 애니 듀크 등 더 큰 인과관계 속에서 현재를 온전히 볼 수 있게 된 사려깊은 사람들의 의젓한 마음, 의젓한 인생을 한데 모았다.

말로 설득하지 않고, 삶으로 보여주는 사람들. 인터뷰는 단순한 삶의 기록을 넘어서, 각 인물이 가진 삶의 리듬과 무게를 담아낸다. 독자는 인터뷰 속 깊이 묻힌 문장들을 통해, 자신 안의 감정과 윤리를 비추어 보게 된다.

의젓함의 탄생

10년 전 온라인 공간에 닻을 내린 인터뷰 칼럼 ‘김지수의 인터스텔라’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딴 이름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는 놀란 감독의 시간 여행을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 코로나 시기에 개봉했던 영화 ‘테넷㎫은 인간이 주인공이 아니라 아예 시간이 주인공인 영화이다. 감독은 시간이라는 스토리텔러에 스파이라는 흥미진진한 옷을 입히고, 그 순행과 역행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스크린이라는 공간 안에 흥미롭게 ‘플레이팅’한다.

그렇게 감독의 편집증적인 집요함으로 구현된 다차원의 시간보다 더 끌리는 것은, 사랑하는 이를 구하기 위해 과거의 사건에 개입하려는 인간의 의지이다. 이미 벌어진 사고와 재난을 돌이켜, 더 나은 상태로 바로잡고 싶은 인간의 보편적인 욕망.

그러나 엎질러진 물이 되담기고 날아간 총알이 총구로 되돌아가는 일이, 영화에서처럼 가능할까? 과거로 돌아가‘실수’를 바로잡는 상상은, 그것이 선이든 악이든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후진 기어를 넣고, 태어난 아기를 엄마 뱃속으로 집어넣는 것만큼이나 부질없는 짓이다. 〈테넷〉에서모든 것을 알고 있는 듯한 주인공 닐(로버트 패틴슨)이 반복적으로 던지는 대사가 있다.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정해진 미래’는 영화 ‘컨택트’와 ‘인터스텔라’에서도 경험한 시간이다. 살 만한 행성을 찾아 우주로 떠난 아빠와 병들어 가는 지구에 남은 딸의 어긋난 시간을 다룬 ‘인터스텔라’에서 부성애 강한 주인공은 마지막 순간에 멸망하는 지구의 시간으로 들어가기 위해 블랙홀로 돌진하고,기적처럼 5차원의 공간에 떨어져 딸 머피에게 모스 부호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아빠는 지구를 떠났지만, 동시에 여기 있다’는 그 동시성의 기척!

테드 창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컨택트’의 시간도 ‘정해진 운명’에 관한 질문을 다룬다. 주인공인 언어학자 루이스 뱅크스는 다차원의 시간을 동시에 인지하는 외계인의 언어를 배워, 자신의 미래를 보고 만다. 다가오는 연인은 떠나가고, 태어날 아이는 병으로 일찍 죽으리라는 것을. 미래를 알고 현재를 이어간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불행을 보고도 현재의 사랑을 선택하는 것. 한 발 내디뎌 나아가는 것. 그것은 실수가 아니라 실존이고 자유의지이며, 열린 운명이라는 것을 ‘컨택트’는 보여준다.

어쩌면 인간이 시간을 이해하는 능력은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 더 크고 깊은지도 모른다. ‘야망이 앞서면 일을 그르치니 늘 능력과 체력의 10%는 남겨두라’던 90대 현역 디자이너 노라노 선생이나, ‘죽음을 기다리며 탄생의 신비를 배웠노라’던 고 이어령 선생의 말은 시간의 단면이 아닌 전체를 본 자의 고백이다. 시간의 시작부터 끝을 바라본 노라노 선생, 시간의 끝에서 시작을 목격한 이어령 선생이야말로 의젓한 시간의 선지자가 아닌가.

살면서 간간이 자문해 보곤 했다. 인터뷰 작가로 인생의 절반을 보내게 될 거라는 것을, 어린 날의 나는 알았을까. 바닷가 버스 종점 슈퍼마켓에서 과자와 사이다를 팔면서도 위인전기를 손에서 놓지 않았을 때, 그 마음 안에 싹튼 것은 무엇일까. 나는 무엇에 이끌렸던 걸까. 누가 나를 이 길로 인도했을까. 더 멀리서 더 넓은 시야에서 조각을 맞춰가다 보면 무엇을 만나게 될까.

생각해 보면 2015년 인터스텔라 인터뷰를 시작하던 그때나, 느슨하게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2025년이나, 내 관심사는 일관되게 ‘구원 서사’였다. 나는 묻고 또 물었다.

한치 앞도 몰라 겁에 질린 아이에서, 더 많은 시간을 견딜 수 있는 어른(궁극은 소멸에 이르기까지)으로 성장하기까지 우리를 버티게 한 힘에 대해.

시간의 여행자로서 우리는 얼마나 담대해질 수 있을까. 그 담대함의 발원지는 어디일까.

‘경험과 예지, 사랑과 질문, 호기심과 지식, 우연과 필연…’

인터뷰라는 창문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관찰한 결과, 시간을 버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책임적 존재로의 자각이었다. 몰입은 시간을 미학적으로 승화시키지만, 책임적 존재로의 자각은 시간을 윤리적으로 확장시킨다. 더 많이 보았기에, 더 멀리 보았기에 혹은 그렇게 상상

했기에 조금이라도 더 책임지려고 결정한 순간부터, 사람들은 조금 더 나아갔다. 시간의 미아가 될 것을 알면서도 딸을 구하러 우주의 블랙홀로 돌진한 ‘인터스텔라’의 아버지처럼. 폭풍 치는 바다에서도 끝끝내 돌아오던 ‘폭싹 속았수다’의 젊은 아버지 박보검처럼. 사정없이 휘몰아치는 시간의 매질 앞에서 오직 ‘사랑’이 시키는 일을 감내하면서 그들은 늠름해졌다.

인터뷰집 제목을 ‘의젓한 사람들’로 한다고 했을 때, 친구들은 의아한 눈으로 물었다.

“의젓한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이야”

의젓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까? 사전에는 ‘의젓하다; 말이나 행동 따위가 점잖고 무게가 있다’라고 짧게 설명돼 있다. 사례는 한 줄뿐이다. ‘그 소년은 어린 나이에도 의젓해 보였다’.

‘의젓하다’의 출발은 ‘당장의 욕구를 통제하는 자제력’이지만, 그 자제력의 씨앗이 내 것을 내어놓는 상호 돌봄으로 이어지고, 그 경험이 재난을 통과하는 ‘의젓한 정신’을 떠받친다.

의젓함의 시원을 나는 우리의 선조들에게서 찾았다.

박경리의 ‘토지’나 김훈의 ‘하얼빈’, 이민진의 ‘파친코’에서 이국을 배회하면서도 멋과 기품을 잃지 않던 독립군과 이민자들. X축으로 나보다 큰 공동체, Y축으로 더 먼 시간을 상상해 본 의젓한 사람의 위치 에너지는 얼마나 높은가. 시선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전체를 볼 수 있고, 더 많은 전체를 볼수록 포용과 인내의 체급이 달라졌다.

그렇게 ‘의젓하다’는 고통과 시간, 인내와 책임이 인과관계의 실로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 의미의 출발점은 ‘타인에게 의젓한 사람이 되어보는 것’이다. 의젓함이 지닌 아름답고 깊은 층위는 지금 당장 부조리해 보이는 고통의 시간보다 더 멀리 있는 순리의 시간을 상상하는 능력에서 시작한다.

80~100년 단위로 반복되는 역사의 순환주기로 보면 지금은 모든 것이 해체되고 전환되는 겨울이다. 역사학자 닐 하우에 따르면 일촉즉발의 내전 위기와 극심한 불황은 2030년 즈음에야 끝날 것이다. 그리고 봄이 올 것이다. 과거에도 그랬다. 우리를 경악케 하는 폭력과 혐오와 부조리, 높은 변동성과 윤리적 퇴행, 역대급 빌런들… 진실의 사각지대에서도 회복과 시작의 깊은 패턴을 감지하고 변하지 않는 것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김지수의 네 번째 인터뷰집인 ‘위대한 대화’가 ‘함께 가기 위해 약해지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다정한 사람들’의 시대를 선포했다면, ‘의젓한 사람들’은 ‘다정함’에서 더 나아간 ‘책임적 존재’로의 자각을 촉구한다. 핸디캡을 공유하는 의존적 자아에서 책임을 피하지 않는 의지적 자아로의 이동. 첫 신호탄을 쏘아올린 사람은 기독교 영성가 김기석선생이었다. ‘타인에게 의젓한 존재가 되어보라’는 그의 말은 이 인터뷰집 전체를 엮는 언어의 금실이다.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고 했던 예수처럼, 윤동주와 욥, 조르바와 한나 아렌트, 칼 세이건과 정현종 시인이 받치고 선 그의 세계에서, 의롭되 외롭지 않은 수많은 길을 볼 수 있다. 양희은의 의젓함은 가을 아침에 어울리는 그의 청아한 목소리에서 온다. 매일 아침 라디오에서 그가 툭툭 불러주는 수많은 갑남을녀의 이름 속에서 숨어있는 은인을 찾아보라. ‘그러라 그래’ ‘그럴 수 있어’ ‘도무지’ ‘문득’…. 그가 습관처럼 써온 접속사형 언어 모듈이 서로를 이어주는 의젓함의 키트처럼 느껴질 것이다.

독일에 살면서 미래의 고전을 쓰는 현대 음악 작곡가 진은숙의 의젓함은 겹겹의 마이너였던 자신의 불가사의 한 ‘지속성’ 그 자체에 있다. 매일 밤 벌레가 되는 유폐의 시간을 견뎌 그가 창조해 낸 시간의 고공 점프는 우리의 좁아진 시야를 우주적 시야로 넓힌다.

‘의젓한 사람들’은 ‘의젓한 마음’과 ‘의젓한 인생’이라는 두 개의 챕터, 14명의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의젓한 마음’에는 앞서 소개한 김기석, 양희은, 진은숙을 비롯해 배우 박정민, 프랑스 전 디지털 장관인 플뢰르 펠르랭, 일본의 노년내과 의사인 가마타 미노루와 시인 나태주 선생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험난한 시절 속에서도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아우르는 복안의 시야, 더 큰 인과관계 속에서 현재를 온전히 볼 수 있게 된 사려 깊은 사람들이다.

배우 박정민은 상대적으로 젊지만, 영화라는 인생 무대의 시간 여행자로, 의인과 악인, 소인과 범인의 인생을 두루 책임져 본 대리자의 의젓한 아우라가 있다.

1부 ‘의젓한 마음’이 서사와 증언을 통해 ‘정해진 미래’를 시뮬레이션해 준다면, 2부 ‘의젓한 인생’은 그 단단한 목표점에 이르는 실천법을 제시한다. ‘최고의 선택을 위해 너무 고민하지 말고 ‘주문의 수’를 늘리라’는 경제학자 러셀 로버츠의 실용적인 가이드, ‘우리 모두 그만두기 코치가 필요하다’는 애니 듀크의 정교한 설득, ‘삶은 가치 있는 고통을 선택해서 책임을 지는 것’이라는 마크 맨슨의 매서운 통찰, ‘앓는 소리는 그만하고 몸으로 관심사를 탐구하라’는 뉴욕 목수 마크 엘리슨의 경험에서 우러난 충고, ‘네 부고는 네가 직접 쓰라’는 월스리트 저널 부고 기자 제임스 R. 해거티의 직언까지….

극심한 사회 갈등 속에 출간된 이번 인터뷰집 ‘의젓한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은 책임을 피하지 않는 의지적 자아를 가진 사람들의 출현이다. 크든 작든 책임을 지면 성장한다.

김지수는 “사실은 인터뷰를 쓸 때마다 도망가고 싶었다. 너무 좋아서 그리고 너무 싫어서. 인간이 지닐 수 있는 품위와 지성, 지향의 극한을 보았는데, 그것을 표현할 도리가 없어서. 인터뷰어로서 질 수 있는 책임의 범위를 정하는 일, 높은 시선으로 윤곽이 정확한 언어를 쏘아올리는 일은 늘 벅차다. 그럼에도 나의 의젓한 인터뷰이들이 발설한 언어는 시선을 모으고 에너지를 갖는다. 매순간 소심하기 그지없는 내가 독자들에게 ‘의젓해지라’고 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한 번쯤 두 번쯤 의젓한 사람이 ‘되어보는’ 경험…. 그 안내자로 이 책이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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