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화가로 데뷔한 직후의 고인. 연합뉴스
한국 1세대 패션모델로 활약한 이희재가 9일 담도암 투병 끝에 향년 73세로 별세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2일 오전 8시다.
이희재는 1971년 건국대학교 의상학과 재학 시절 ‘목화아가씨’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모델로 데뷔했다. 루비나, 김동수 등과 함께 국내 패션모델의 대중화를 이끌었으며, 1979년에는 미국 LA 국제모델콘테스트에서 3위를 수상하는 등 국내외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패션쇼와 광고를 비롯해 방송과 라디오 DJ, MC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약했다. 1993년 MBC 라디오 ‘지금은 가정시대’, ‘생방송 아침’, ‘아름다운 여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1995년에는 Q채널 ‘이희재의 차밍스쿨’에서 대중과 소통하며 친근한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1983년에는 모델라인 아카데미를 설립, 차밍스쿨 ‘와이낫(WHY NOT)’ 원장으로도 활동하며 수많은 신인 모델을 길러냈다. 1993년 출간한 저서 ‘아름다운 여자: 이희재 차밍스쿨’은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이희재 다이어트’ 열풍을 일으켰다. 이후 동덕여대 여성사회교육원 등에서 교수로도 활동하며 후학 양성에 힘썼다.
2002년부터는 화가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서 2010년 첫 개인전 ‘루이와 레이’를 열었고, 2015년에는 중국 베이징에서도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예술가로서도 꾸준히 활동했다. 2012년에는 대한민국 패션대전 30주년 기념 패션쇼 ‘소통+30’에 특별 출연하며 은퇴 이후에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고인은 평생 독신으로 지내며 한 길을 걸어왔으며, 지난 2022년 1월 담도암 판정 후 수술과 치료를 받았으나 암이 재발하며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