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god, 정치인 무례에 ‘마상’ 입는 ★들

입력 : 2025.06.10 14:38
주낙영 경주시장이 그룹 god(왼쪽)을 향한 막말에 대한 사과문을 공개했다. 주낙영 시장 인스타그램 계정

주낙영 경주시장이 그룹 god(왼쪽)을 향한 막말에 대한 사과문을 공개했다. 주낙영 시장 인스타그램 계정

주낙영 경주시장이 그룹 god를 두고 한 비하 발언에 사과했다.

지난 9일 경주시에서 KBS2 ‘불후의 명곡’ 녹화가 진행된 가운데, 주 시장은 사전 MC의 인사말 요청에 출연진 명단을 보고는 “god는 우리 세대 때 가수인데 한물가지 않았나”라고 발언했다.

해당 사실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면서 논란이 됐고, 네티즌들은 경주시청 공식 홈페이지를 찾아 이를 문제 삼으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god의 박준형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더운 날 너무 고생들 많았어. 언제나 너희들이 최고야. 누가 뭐라 해도 우린 괜찮아. 너희들이 누구의 실수 때문에 상처 안 받았으면 해”라며 팬들 마음을 달래기도 했다.

주 시장은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10일 SNS에 “해당 발언은 특정 아티스트를 폄하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 저희 세대 또한 무척 사랑하고 좋아했던 god가 지금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반가움과 애정을 담아 언급한 것이었다. 하지만 표현이 부족했고 그로 인해 god 팬 여러분께 상처가 되었다면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진심으로 유감의 뜻을 전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네티즌은 여전히 ‘그게 어떻게 애정을 담은 표현이냐’ ‘무시가 깔려있다’ ‘폄하가 아닌지 반대로 생각해봐라’고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의 뷔(사진 왼쪽)와 장성민 전 기획관. 유튜브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그룹 방탄소년단의 뷔(사진 왼쪽)와 장성민 전 기획관. 유튜브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연예인을 대하는 정치권의 이런 무례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로 나섰던 그룹 방탄소년단은 위촉식에서 예의 없는 기념 촬영으로 인해 황당한 상황을 겪어야 했다.

그해 7월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에서 진행된 위촉식에는 방탄소년단은 물론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이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 박지원 하이브 전 대표 등이 참석했다.

한 전 총리는 위촉패 수여 후 RM과 진, 슈가와 악수하던 손을 갑자기 들어 올렸고, 멤버들은 취재진 쪽에 가까운 팔이 들어 올려지면서 정면을 보지 못하거나 팔에 얼굴이 가려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특히 단체 기념 촬영이 끝난 후 장 전 기획관이 뷔에게 다가가 막무가내로 손을 잡아 올린 모습이 가장 논란이 됐다. 뷔는 겉옷까지 들어 올려진 채 제대로 된 포즈를 취하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했다. 장 전 기획관은 아랑곳하지 않고 포즈를 취한 뒤 만족스러운 듯 뷔의 어깨를 두드려 인사하고 무대를 내려갔다.

뉴진스 멤버 하니 팜이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주영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의 답변을 듣고 있다. 2024.10.15 국회사진기자단

뉴진스 멤버 하니 팜이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주영 하이브 최고인사책임자의 답변을 듣고 있다. 2024.10.15 국회사진기자단

이런 상황은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되며 크게 논란이 됐고, 많은 이가 ‘너무 무례하다’ ‘연예인을 정치인 병풍으로 아나’ ‘연예인을 마네킹 취급한다’ ‘정말 무식하고 교양 없다’ ‘정치에 이용하지 마라’ 등 비난을 쏟았으나, 이와 관련해 어떤 입장 표명도 전해지지 않았다.

K팝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고 인기 아이돌 그룹들이 정부 행사와 협업하는 경우가 늘면서, 정치권에서 언급이나 접촉도 늘고 있다. 앞서 국회에서 방탄소년단을 대표로 한 대중문화예술인 병역특례법 개정안이 논의되기도 했으며, 뉴진스 멤버인 하니는 ‘직장 내 괴롭힘’ 사안으로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K팝과 정부가 함께 하며 국격을 높이는 좋은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일부 정치권에서 국민의 시선을 끌기 위해 단순히 ‘이용한다’는 지적을 받는 상황도 적지 않다. K팝의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연예인을 대하는 정치권의 인식 또한 변화가 필요해 보이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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