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위)이 지난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표팀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중미로 가는 길이 열린 홍명보호는 이제 월드컵 체제로 간다.
팬들의 찬사가 아닌 비난으로 출범한 홍명보호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준비에 돌입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10일 쿠웨이트와 3차예선 10차전을 끝으로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예선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표팀은 지난 6일 이라크 원정(2-0 승)에서 본선 진출을 조기에 확정했다.
홍 감독은 “(본선까지 남은) 1년은 대표팀의 모든 면을 한 단계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라면서 “(외부에) 자세히 공개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변화를 가져가야 하는 부분이 있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행정적인 측면까지 매뉴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홍 감독이 3차예선 종료와 함께 본선 준비에 힘을 기울이는 것은 잘 짜여진 로드맵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서다.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1년 앞두고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그는 준비 부족의 한계 속에 1무2패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곱씹어야 했다.
홍 감독의 후임자였던 신태용 전 감독 역시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비슷한 시기에 부임하면서 16강 진출 실패하는 결과를 떠안은 것은 똑같았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4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장받으면서 안정적으로 본선을 준비해 역대 2번째 원정 16강의 기쁨을 누린 것과 비교됐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떠올린 홍 감독은 “과거 (월드컵 개막) 1년 전인 이 시점에 대표팀을 맡은 적이 있다. 선수 파악에만 시간을 썼다”면서 “지금은 선수 파악이 끝났으니 월드컵 무대에 필요한 것을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이 준비하는 로드맵은 선수와 환경 두 가지에 주로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 용인시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국내파를 관찰한 뒤 9~11월 평가전에서 해외파까지 통틀어 옥석 가리기에 나선다는 계산이다.
홍 감독은 “(새로운) 선수를 선발하면서 평가전을 치르려고 한다”고 말했다.
월드컵 본선이 열리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적응할 준비도 빼놓을 수 없다. 홍 감독은 15일 미국에서 개막하는 클럽 월드컵을 직관하면서 현지 날씨 등을 점검하기로 했다. 또 9월에는 원정 A매치 평가전을 준비해 미국 현지에서 미국, 멕시코와 연달아 맞붙는 일정도 준비했다. 이후에는 12월로 예정된 조 추첨에 따른 상대 분석과 베이스캠프 선정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제 3차예선이 끝났을 뿐 4차예선은 이제 시작이다”면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조 추첨이 끝나면 국가별 베이스캠프 리스트를 통보하기로 했다. 그 시점부터 마지막 스퍼트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