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혜성. 게티이미지코리아
동점 적시타를 터뜨리는 등 이날 역시 ‘혜성특급’의 활약은 빛났다. 그것도 왼손 투수를 상대로였다. 하지만 다음 타석에서 또 왼손 투수가 나오자, 김혜성(LA 다저스)은 즉각 교체됐다. 그를 향한 다저스의 ‘좌우놀이’는 여전하다.
김혜성은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 경기에 9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3경기 연속 안타에 2경기 연속 장타를 터뜨린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0.414에서 0.410(61타수25안타)으로 소폭 하락했다.
샌디에이고 오른손 투수 닉 피베타가 선발로 나서 이날 역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김혜성은 첫 두 타석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김혜성. 게티이미지코리아
2-2로 팽팽히 맞선 2회초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김혜성은 볼카운트 3B-1S의 유리한 상황에서 5구째 높은 93.3마일(약 150.2㎞) 패스트볼을 공략했으나 유격수 플라이에 그쳤다. 3회초 2사 2·3루에서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카운트 1B-2S에서 낮은 코스로 들어오는 78.7마일(약 126.7㎞) 커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침묵하던 김혜성의 방망이는 5-6으로 끌려가던 5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터졌다. 2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혜성은 피베타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마쓰이 유키를 상대로 볼카운트 0B-1S에서 몸쪽으로 들어오는 88.9마일(약 143.1㎞)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익수 방면으로 향하는 동점 1타점 2루타를 쳤다. 김혜성의 시즌 3번째 2루타이자, 전날 3루타에 이은 이틀 연속 장타였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김혜성이 상대한 마쓰이가 왼손 투수였다는 점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평소 왼손 투수가 나오면 김혜성을 출전시키지 않거나 교체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런데 이 경우 로버츠 감독은 그대로 김혜성으로 밀어붙였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왼손 투수를 상대로 인상적인 장면을 남긴 김혜성이었지만, 다음 타석에서 또 왼손 투수가 나오자 지체없이 교체하며 아직 완전히 신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혜성. 샌디에이고 | 이매진이미지연합뉴스
김혜성은 6-6으로 맞선 8회초 1사에서 타석에 들어섰는데, 샌디에이고가 오른손 불펜 투수 제러마이아 에스트라다를 내리고 왼손 불펜 투수 아드리안 모레혼을 등판시키자 로버츠 감독은 지체없이 오른손 타자인 키케 에르난데스로 교체했다. 그리고 에르난데스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로버츠 감독이 시도한 또 한 번의 ‘좌우놀이’는 실패로 돌아갔다.
야구에서 왼손 타자는 왼손 투수에게 약하고 오른손 타자는 오른손 투수에게 약하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다. 실제로 많은 팀들이 상대 투수에 따라 유형에 맞는 타자를 내세운다.
다만, 김혜성은 이 이론과는 거리가 멀다.
김혜성은 키움 시절 오른손 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0.296, OPS 0.758을 기록했고 왼손 투수를 상대로는 타율 0.306, OPS 0.742로 큰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정확성 면에서는 왼손 투수를 상대했을 경우가 조금 더 좋았다.
특히 김혜성은 MLB 데뷔 후 왼손 투수를 상대로 3타수3안타(1홈런) 3타점으로 엄청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왼손 투수와 많은 상대를 한 것은 아니지만, 기회는 충분히 줄 수 있을 정도다.

김혜성.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