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박진영이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타임스퀘어 CGV 영등포에서 열린 tvN 새 주말극 ‘미지의 서울’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tvN
그룹 갓세븐 겸 배우 박진영이 ‘신흥 대세’로 떠올랐다. 영화 ‘하이파이브’(감독 강형철)와 케이블채널 tvN ‘미지의 서울’로 스크린·TV 모두 잡으며 배우로서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전국 극장가서 상영 중인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 박진영은 극 중 유일한 빌런이자 췌장이식을 계기로 젊음을 흡수하는 초능력을 얻게 된 사이비 교주 ‘영춘’을 연기한다.

영화 ‘하이파이브’ 안재홍, 김희원, 이재인, 오정세, 박진영, 라미란(왼쪽 아래 시계방향), 사진|이다원 기자
주목할 점은 그가 신구와 함께 2인 1역을 소화해내며 연기적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늙은 영춘(신구)이 초능력을 얻어 젊은 영춘(박진영)으로 변화한 이후, 박진영은 신구의 말투, 톤, 버릇 등을 100% 덧입으며 영화적 설정의 설득력을 높인다. 그 비결은 연습이었다. 박진영은 최근 ‘스포츠경향’에 “강형철 감독과 신구 선생님의 배려로 따로 신구 선생님을 만나 모든 대사를 녹음했다. 전설같은 배우의 목소리를 내 개인 폰에 소장할 수 있는 게 콜렉션을 하나 얻은 느낌이었다. 계속 연습하면서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구 선생님이 내게 하셨던 얘기가 ‘똑같이 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해봤자 똑같아질 수 없고 감독님이 원하시는 말투를 따라가되 너의 것을 최대한 지키면 좋겠다, 그게 더 극적으로 매력적으로 다가가고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줬다. 덕분에 완전히 따라해야한다는 부담은 줄었다”고 말했다.

박진영. BH엔터테인먼트
그의 노력은 통했다. ‘하이파이브’는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놓치지 않았고, 개봉 9일만에 누적관객수 100만명을 돌파하며 순항 중이다. ‘박진영의 재발견’이란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데뷔 후 첫 악역이었지만 부담을 내려놓고 또 한 번 성공적인 필모그래피 구축을 해낸 셈이다.
악역으로 스크린을 접수했다면, 이번엔 다정다감한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수놓는다. ‘미지의 서울’은 ‘하루살이’처럼 살아가는 동생 ‘유미지’(박보영)와, 서울 대기업 공사 기획전략실에서 위태롭게 버티고 있는 언니 ‘유미래’(박보영)가 서로를 위해 신분을 바꾼 채 살아가며 겪는 ‘서울 이야기’다. 박진영은 극 중 대형 로펌 변호사 ‘이호수’ 역을 맡아 유미지를 향한 조용한 응원과 사랑을 표현하며 여심을 흔들고 있다.

tvN 토일드라마 ‘미지의 서울’
박진영은 쌍둥이를 연기하며 1인2역으로 ‘연기 차력쇼’를 펼치고 있는 박보영과 함께 극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내면적 아픔이 있는 캐릭터로서 과장 없는 대사와 눈빛 연기로 ‘이호수’라는 인물의 깊이를 더해가며, 박보영과 진한 합을 이뤄내고 있다.
이 때문에 작품의 인기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1회 시청률 3.6%(닐슨코리아 집계)로 시작한 ‘미지의 서울’은 탄탄한 완성도와 메시지, 또 배우들의 연기합에 힘입어 시청률 고공행진 중이며, 지난 8일 방송분은 6.4%까지 껑충 뛰며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웠다. 수도권 가구 평균 7.1%, 최고 8.1%를, 전국 가구 평균 6.4%, 최고 7.2%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을 뿐만 아니라 케이블 및 종편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tvN 타깃인 2049 남녀 시청률에서는 전국 기준으로 지상파를 포함한 전채널 동시간대 1위, 수도권 기준으로 케이블 및 종편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2012 KBS2 ‘드림하이2’로 데뷔한 이후 13년만에 배우로서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는 그는 “연기를 오래하고 싶다. 그만큼의 노력이 있어야 하겠지만, 평생 연기하는 배우가 되는 게 나의 가장 큰 목표다. 특히 연기 잘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미지의 세계 너머를 보는 선배들처럼 되고 싶다’는 자극을 받는다. 잘 해내고 싶고, 잘 탐구해내고 싶은 마음 뿐인데, 그걸 향한 내 노력들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서 감사하다”고 겸손하게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