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좌투수 공략 적시 2루타 쳤는데 “키케에게 기회주고 싶었다”···로버츠 감독 8회 교체에 비판

입력 : 2025.06.10 21:47
LA 다저스 김혜성이 10일 샌디에이고전에서 5회초 적시 2루타를 날린 뒤 베이스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LA 다저스 김혜성이 10일 샌디에이고전에서 5회초 적시 2루타를 날린 뒤 베이스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마쓰이를 상대로는 좋았지만 키케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김혜성(26·LA 다저스)이 좌투수를 상대로 적시타를 날렸지만, 다음 타석에선 결국 다른 좌투수를 맞아서는 교체됐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여전히 ‘좌우놀이’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고 있다.

김혜성은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와 원정 경기에 9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간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0.414에서 0.410(61타수 25안타)으로 소폭 떨어졌다.

3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한 김혜성은 첫 타석에선 범타로 물러났다. 김혜성은 2-2로 맞선 2회초 주자 없는 1사에서 샌디에이고 우완 선발 닉 피베타를 맞아 볼카운트 3-1에서 높은 직구를 쳐 유격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두 번째 타석도 아쉬웠다. 다저스는 2-3으로 뒤진 3회초 공격에서 3점을 뽑아내며 5-3으로 역전했고, 김혜성은 2사 2·3루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김혜성은 볼카운트 1-2에서 피베타의 한가운데 몰린 커브를 노렸으나 헛스윙하며 물러났다.

김혜성. AP연합뉴스

김혜성. AP연합뉴스

김혜성은 5-6으로 뒤진 5회초 공격 때 왼손투수를 상대로 귀중한 적시타를 쳤다. 샌디에이고는 5회초 수비에서 일본 출신 왼손 불펜 마쓰이 유키를 투입했다.

다저스 로버츠 감독은 왼손 투수가 나왔지만 김혜성을 그대로 뒀다. 김혜성은 2사 2루에서 교체 없이 마쓰이를 상대했다. 낮은 슬라이더 초구에 헛스윙한 김혜성은 2구째 몸쪽 시속 143.1㎞ 슬라이더를 잘 받아쳐 오른쪽 담장 구석으로 타구를 보냈다. 김혜성은 빠르게 내달렸고, 2루에 안착한 뒤 두 손을 흔드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김혜성이 왼손 투수를 상대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리는 적시타를 날렸지만, 로버츠 감독은 다음 타석에서 김혜성을 교체했다. 김혜성은 6-6으로 맞선 8회초 1사에서 타석에 들어섰고, 샌디에이고는 오른손 불펜 제러마이아 에스트라다 대신 왼손 불펜 아드리안 모레혼을 내세웠다. 그러자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오른손 타자 엔리케 에르난데스로 교체했다.

결과적으로 로버츠 감독의 오른손 타자 기용은 실패했다. 에르난데스는 무기력하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고, 다저스는 8회초 공격에서 득점하지 못했다.

9회까지 6-6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연장 승부를 펼쳤고, 다저스는 10회초 승부치기에서 2점을 뽑아내며 8-7로 승리했다.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Getty Images코리아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Getty Images코리아

이날 경기를 통해 로버츠 감독의 ‘좌투수엔 우타자’라는 ‘플래툰’ 시스템에 대한 고정 관념만 더욱 확고하게 확인됐다.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경기 후 김혜성을 교체한 대목에 대해 현지에서도 질문이 나왔다. 김혜성이 올시즌 MLB에서 좌투수를 상대로 3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의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는데, 대타를 기용한 것에 의문을 나타낸 것이다.

로버츠 감독은 이에 대해 “샌디에이고 모레혼의 구속은 마쓰이보다 빠르기 때문에 김혜성이 상대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면서 “또 키케(에르난데스)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그는 왼쪽 투수에 강해져야 하고, 본인도 이해하고 있다. 그것이 김혜성 자리에 대타를 낸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김혜성이 마쓰이와의 대결은 좋았다”고 인정했지만 끝내 마지막까지 믿음을 보내진 않았다. 오른손 타자로 왼손 투수 전문으로 나서는 에르난데스가 더 살아나게 하기 위해 기용했다는 말은 ‘플래툰’에 대한 그의 집착만 더욱 도드라지게 한다.

일단 김혜성은 올시즌 주전 외야수로 나선 마이클 콘포토를 밀어내고 이날 선발 출전하면서 향후 선발 기회가 많아질 가능성은 확인했다. 로버츠 감독의 ‘좌우놀이’까지 떨쳐내려면 더 강한 임팩트가 필요해 보인다.

LA 다저스 김헤성이 지난달 15일 애슬레틱스전에서 5회말 빅리그 데뷔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하며 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LA 다저스 김헤성이 지난달 15일 애슬레틱스전에서 5회말 빅리그 데뷔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하며 달리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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