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멘, 주급 10억 러브콜도 거부
에르난데스·요케레스도 오일머니 ‘칼거절’
인자기까지 데려온 알 힐랄, 예상밖 영입난 당혹

빅터 오시멘, 테오 에르난데스, 빅터 요케레스(왼쪽부터). 게티이미지코리아
사우디아라비아 최강 클럽 알 힐랄이 천문학적 금액을 제시하고도 유럽 정상급 선수들로부터 줄줄이 거절당하고 있다. 그동안 막대한 재력을 바탕으로 어떤 선수든 영입할 수 있다는 위상을 과시해온 알 힐랄이 이번 이적시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가장 큰 충격은 나이지리아 대표 공격수 빅터 오시멘(27)의 거절이다. 알 힐랄은 오시멘에게 연봉 4500만유로(약 697억원)까지 제안했으나 최종 단계에서 돌연 거절당했다. 풋 메르카토에 따르면 알 힐랄은 기존 제안을 계속 인상해 주급 10억원에 달하는 계약까지 제시했지만, 오시멘은 그 이상을 요구했다.
튀르키예 매체 파나틱은 알 힐랄이 5차례나 제안을 올렸으나 모두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에 임대 중인 오시멘과 관련한 이적 논의는 완전히 끝났다.
AC 밀란의 왼 풀백 테오 에르난데스(28) 영입도 무산됐다. 해외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일주일 전 AC 밀란과 알 힐랄 간 합의가 이뤄졌지만, 에르난데스가 알 힐랄 이적을 수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알 힐랄은 즉시 대체 선수 물색에 나섰다. 로마노는 알 힐랄이 AS 로마의 스페인 대표 왼쪽 풀백 앙헬리뇨(28)를 영입하기 위해 2000만유로(약 310억원) 규모의 제안을 제출했으며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공격수 보강을 위한 차선책으로 아탈란타의 마테오 레테기(26)가 새로운 타깃으로 떠올랐다. 이탈리아 축구 이적시장 소식통 니콜로 스키라는 오시멘 영입이 무산된 후 알 힐랄이 레테기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 힐랄은 포르투갈 스포르팅의 스웨덴 대표 공격수 빅터 요케레스(27)에게는 연봉 3500만유로(약 543억원)와 함께 소속팀에 6500만유로(약 1008억원)의 이적료를 제시했다. 그러나 선수가 단칼에 거절했다.
알 힐랄은 지난 5일 시모네 인자기를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 인자기는 최근 3시즌 동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2차례 진출한 유럽 최고 수준 감독이다. 구단이 현재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도자를 영입하고도 정작 필요한 선수 보강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알 힐랄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소유한 구단으로 재력 면에서는 그 어떤 팀에도 밀리지 않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장 브루누 페르난드스 영입을 위해 주급 83만유로(약 12억8859만원)를 제시한 바 있고, 인자기 감독과는 주급 50만유로(약 7억7626만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오시멘의 주급 10억원 요구에는 손을 들었다.
테오 에르난데스는 구단 간 합의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본인이 거부했고, 빅터 요케레스 역시 클럽 간 협상도 해보기 전에 선수가 거절했다. 둘 다 한창 전성기 나이인 데다 앞으로 유럽 무대에서 이룰 것이 많다. 단순히 고액 연봉만으로는 유럽 정상급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어려워진 현실을 보여준다.
알 힐랄은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우승과 사우디 리그 왕좌 탈환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하지만 연이은 영입 실패로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후벵 네베스,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등 기존 스쿼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 보강에 나섰지만 예상보다 훨씬 어려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