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노시환이 10일 대전 두산전에서 7회 결정적인 적시 2루타로 타점을 올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한화이글스 제공
“언젠가는 잘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슬럼프에 빠진 젊은 4번 타자에 대한 믿음을 유지했다.
김 감독은 지난 10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심각한 타격 부진에 빠진 중심타자 노시환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지금까지 노시환이 너무 잘해줘 여기까지 왔다. 지금 팀 최다 타점을 올리고 있고,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시환은 지난 10경기에서 타율 0.054(37타수2안타)에 그치고 있다. 홈런포(0개)도 차갑게 식었고, 삼진도 13개나 당했다. OPS(장타율+출루율) 0.281에 그쳤다.
노시환의 타순 조정이 필요하다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하지만 ‘뚝심’과 ‘믿음의 야구’로 유명한 김 감독은 결국 토종 거포 노시환이 살아나야 팀도 더 강해진다는 확신 속에, 4번타자로 중용하고 있다. 그는 “시환이가 없었다면 우리 팀이 이곳까지 올 수 없었다”고 힘을 실어줬다. 노시환에게 특별한 말을 하지 않았다는 김 감독은 “(좋은 말이라도)주변에서 말하는 사람이 3명이 되면 선수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감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박수를 쳐줘야 한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결국에는 시환이가 잘 쳐서 팀이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시환은 201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한화가 2차 1라운드에 지명한 우타 거포 자원이다. 한화는 ‘포스트 김태균’ 시대에 후계자로 노시환을 낙점하고 많은 기회를 줬고, 노시환은 프로 5년차인 2023시즌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을 내고 리그 정상급 타자로 올라섰다. 그런데 지난 두 시즌 내리막을 걷고 있다. 부상과 부진이 겹친 지난 시즌에는 타율 0.272 24홈런 89타점으로 선전했지만, 전체적으로 수치가 내려갔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재도약을 다짐했으나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 4월에는 타율 0.303 7홈런 20타점으로 팀 상승세에 기여했으나, 5월 들어 타율 0.206 2홈런 16타점에 그쳤다.
이날 노시환도 감독의 믿음에 응답했다. 노시환은 이날 라이언 와이스(한화)와 콜 어빈(두산)의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진 경기에서 모처럼 해결사 역할을 했다. 7회말 1-0의 리드 상황에서 1사 문현빈이 내야안타로 찬스를 만들었다. 이날 첫 두 타석에서 삼진과 1루 땅볼에 그친 노시환은 바뀐 투수 최지강의 한 가운데로 몰린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1루 주자를 불러들이기 충분한 2루타 타구였다.
노시환의 한방에 한화 타선의 집중력도 살아났다. 볼넷과 안타 3개, 상대 실책을 더해 한꺼번에 4점을 더 달아나며 승부가 기울었다.
노시환은 부진한 가운데서도 타점은 꾸준히 올리며 리그 6위(42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14일 두산전 이후 단 2개 뿐이던 장타가 또 터졌다. 일단 노시환도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