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끝난 게임에서 이긴 중국…“월드컵 안 나가는 게 대회 도와주는 일”

입력 : 2025.06.11 13:12
중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5일 인도네시아와의 월드컵 지역 3차 예선 원정 경기에서 볼을 다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5일 인도네시아와의 월드컵 지역 3차 예선 원정 경기에서 볼을 다투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축구대표팀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바레인을 1-0으로 꺾었지만, 이미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된 뒤라 자국 팬들로부터 오히려 조롱과 비난만 받았다.

중국은 10일 충칭 롱싱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C조 최종전 홈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얻은 페널티킥 결승 골로 바레인을 1-0으로 이겼다. 하지만 앞서 5일 인도네시아전에서 0-1로 패하며 조별리그 탈락이 이미 확정된 상황이었다. 중국은 이번 예선에서 3승 7패로 승점 9점을 얻어 조 5위에 머물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후 중국 온라인에서는 “월드컵 우승한 것 같네”, “바레인 이긴 게 참 대단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는 조롱이 쏟아졌다. 특히 결승 골을 넣은 왕유동이 상의 탈의 세리머니한 것을 두고 “눈치를 상실했다”며 분노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또 다른 팬은 “FIFA가 중국을 위해 월드컵 본선 진출국을 늘려줬는데도 못 올라간다”며 한탄하기도 했다.

앞서 중국 축구 해설가 동루는 “중국이 월드컵에 나가지 않는 것이 월드컵에 대한 최고의 기여”라며 자국 대표팀을 신랄하게 비꼬았다. 팬들도 “축구에 투자할 돈으로 항공모함 10척 더 만들라”며 자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FIFA가 2026년 월드컵부터 본선 참가국을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한 배경에는 중국 등 거대 시장의 참여를 유도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여러 외신은 “FIFA가 중국의 막대한 시장 가치를 겨냥해 본선 진출 문턱을 낮췄다”고 꼬집었다.

하지만 중국은 48장으로 늘어난 본선 티켓에도 불구하고 결국 예선에서 탈락했다. 중국 내에서도 “중국 축구에 신의 선물”이라며 기대했던 참가국 확대 정책이 무색해진 것이다. FIFA로서는 거대한 중국 시장을 월드컵에 끌어들이려던 계산이 완전히 빗나간 셈이다.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에 대한 교체 요구도 나오고 있지만, 14억 인구 국가가 6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하는 현실은 중국 축구의 구조적 문제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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