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날 없는 KBO리그 외인 농사…대세는 ‘스피드’이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

입력 : 2025.06.11 15:44
삼성 대니 레예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대니 레예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외국인 선수들은 한 팀의 전력을 좌우한다. 시즌 개막 전 외국인 선수 구성을 ‘농사’에 비유하는 이유다. 이들을 어떻게 꾸리느냐에 따라서 한 시즌의 결과가 ‘흉작’이 될지, ‘풍작’이 될지 좌우되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의 고민이 커졌다. 외국인 투수 대니 레예스가 오른 발등 미세 피로 골절 진단을 받아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미 스프링캠프에서 같은 부상을 입어 올시즌 출발이 늦었던 레예스는 최근 같은 부위에 통증을 호소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전반기를 마치기 전에 복귀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삼성은 일시 대체 선수 영입이나 완전 교체를 고려하는 중이다. 삼성은 10일 현재 3위를 기록 중인 삼성은 상위권 싸움을 계속 이겨나가야한다. 국내 에이스 원태인은 휴식 차 1군 엔트리에서 빠지고 중간 계투로 활약한 좌완 백정현이 어깨 불편함으로 이탈하는 등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삼성에게는 큰 위기다.

올해 외국인 선수 문제에 대해서는 빠른 결단이 ‘트렌드’인 점을 감안해야한다.

LG는 외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지난 4월 중순 오른쪽 대퇴부 대내전근 손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자 바로 일시 대체로 코엔 윈을 데리고 왔다. 윈은 5경기 1승1패 평균자책 7.04로 썩 좋은 성적을 낸 건 아니지만 선발진의 구멍을 어느 정도 막았다.

롯데는 4시즌 동행을 이어간 찰리 반즈가 어깨 부상을 입자 과감하게 교체를 결정했다. 메이저리그 경력은 없지만 강속구를 던지는 알렉 감보아를 영입했다. 데뷔전에서는 ‘폴더 인사’로 약점을 보였던 감보아는 이후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적응력을 보였다.

유일하게 외인 타자 2인 체제로 시즌을 맞이했던 키움은 마운드 운용이 여의치 않자 야시엘 푸이그를 보내고 KT, 두산 등에서 뛰었던 라울 알칸타라를 데려왔다. 다시 한국 땅을 밟은 알칸타라는 2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 0.64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나머지 외인 타자 루벤 카디네스마저 팔꿈치 부상으로 빠졌을 때에는 일시 대체 외인 타자로 스톤 개랫을 재빨리 영입했다. 유일한 선발 투수였던 케니 로젠버그가 고관절 부상을 입자 11일 일시 대체 외인 선수로 좌완 자클란 웰스를 영입했다.

하지만 막상 선수를 구하려고 보면 ‘데려올 선수가 없다’는 게 대부분 팀들의 입장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도 시즌이 한창이라 전력 외로 분류될 선수가 아직 나올 시점이 아니다. 최근에도 마이너리그에 있는 선수들 중 빅리그 콜업을 받는 경우가 많다. 선수층이 두텁다는 LA 다저스 조차도 선발진의 잇따른 부상으로 이를 메우는데 급급하기 때문이다.

대만에서 데려오려고 해도 이쪽도 사정이 여의치 않다. 최근 몇년 동안 좋은 선수들을 KBO리그 팀들이 데리고 가자 처음부터 계약서에 이적 금지 조항을 넣는 팀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KBO리그에서 뛰었던 ‘경력직’ 선수들의 근황을 살펴보면 한국에서 뛰었던 당시만큼의 기량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사정이다보니 교체를 하고 싶어도 결정을 내리는 게 쉽지 않다. 기존 외국인 선수가 부진에 빠졌음에도 대체자를 쉽게 찾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렇다고 마냥 기다리자니 한창 순위 싸움을 하는 팀들로서는 속이 답답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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