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인 | 대한축구협회 제공
북중미로 향하는 길을 뚫은 홍명보호에선 2019 폴란드 20세 이하(U-20) 월드컵 멤버들이 눈길을 끈다.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남자 대회에서 사상 첫 결승 진출을 일궈낸 이들이 무려 5명이나 6월 A매치 소집에서 축구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세대 교체의 희망을 넘어 월드컵 본선 무대의 새 기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까지 나오고 있다.
U-20 월드컵에서 2골 4도움으로 골든볼(MVP)까지 수상했던 ‘막내형’ 이강인(24·파리 생제르맹)은 이제 축구대표팀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전력이다. 이강인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기점으로 대표팀에 뿌리를 내리며 폴란드 세대의 기수 노릇을 했다.
나머지 멤버들도 하나 둘 태극마크를 달고 있다.장신 골잡이 오세훈(26·마치다 젤비아)은 이제 최전방의 한 자리가 익숙해졌고, 측면 날개 전진우(26·전북)와 수비수 최준(26)과 김주성(25·이상 서울)이 이번 소집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선수는 역시 U-20 월드컵에 전세진이라는 이름으로 참가했던 전진우다. 전진우는 지난 6일 이라크 원정(2-0 승)에서 오현규(24·헹크)의 추가골을 도우며 데뷔 어시스트를 기록하더니 10일 쿠웨이트와 최종전에서도 4-0 대승의 시발점인 선제골에 기여했다. 공식 기록으로는 파하드 알 하제리의 자책골로 기록됐지만 대표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기에는 충분했다.
백업 수비수로 간주되던 김주성도 쿠웨이트전에 선발 출전해 안정적인 수비와 함께 공격의 활로까지 열었다. U-20 월드컵 준결승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던 최준은 이라크전에서 A매치에 데뷔해 측면 수비수 주전 경쟁에 불을 붙였다.
폴란드 세대들은 북중미 월드컵에서 폴란드를 뛰어넘는 추억을 쌓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본선까지 남은 1년 기량과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가능한 일이다. 이강인은 “월드컵이 1년 뒤에 열린다. 선수 모두 최고의 상태로 가야 한다. 나를 포함해 어떤 선수도 확정된 것은 없다. 모든 선수들이 경쟁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독려했고, 전진우는 “또래 선수들이 (월드컵에) 같이 갈 수 있다면 너무 좋은 일이다. 정말 끝까지 가고 싶다”고 화답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도 폴란드 세대의 등장이 반가운 눈치다. 북중미 월드컵 개막까지 1년이 남은 상황에서 젊은 피의 수혈로 기존 선수들에게 긴장을 불어넣는 동시에 탄탄한 선수층 확보라는 두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홍 감독은 “앞으로 중요한 것은 내년 6월 어떤 선수가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느냐가 핵심”이라면서 “전진우는 폼이 좋은 이유가 있다. 중앙 수비수 2명(김주성·이한범)도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