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최원태가 지난 10일 광주 KIA전에서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최원태가 울상이 된 삼성 마운드에 모처럼 웃음을 안겼다.
최원태는 지난 10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2안타 3볼넷 7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8-0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3위 탈환에 성공했다.
삼성은 최근 마운드의 고민이 컸다. 외국인 투수 대니 레예스가 오른 발등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스프링캠프 때 입은 부상과 같은 부위인데, 더 오랜 회복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국내 에이스 원태인은 휴식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지난 7일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상태다.
불펜에서는 베테랑 투수들이 잇따라 2군으로 내려갔다. 올시즌 29경기 32.1이닝 7실점 평균자책 1.95로 불펜에 힘을 보탰던 좌완 백정현은 어깨의 불편함으로 원태인과 같은 날 1군 전력에서 빠졌다. 임창민은 최근 부진으로 지난 9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선발진에서도 구멍이 생긴데다 불펜에서도 변화가 있으니 여러모로 삼성의 근심이 커질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최원태가 팀의 시름을 달래는 호투를 펼쳤다. 최원태는 KIA에 강했다. 2016시즌부터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뛴 최원태는 10일 경기까지 포함해 KIA전 통산 성적이 28경기 13승6패 평균자책 3.61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개인적으로 KIA전 연승도 이어가고 있다. 키움 소속이었던 지난 2022년 4월23일 고척 KIA전부터 이날 KIA전까지 KIA전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심지어 이날 KIA의 선발 투수는 ‘1선발’ 제임스 네일이었다. 네일도 6.1이닝 6안타 1홈런 2볼넷 2삼진 3실점(1자책)으로 호투를 했지만 타선의 지원까지 받은 최원태가 결국 판정승을 거뒀다.
삼성은 덕분에 최원태 이후 김태훈-김재윤-육선엽으로 이어지는 불펜진에게 1이닝씩 맡길 수 있었다. 한 주가 시작되는 화요일 경기에 투수의 소모를 최소화했다.
삼성이 바랐던 최원태의 모습이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최원태는 4년 70억원이라는 조건에 삼성과 계약했다.
삼성은 지난 시즌 1위 KIA를 만나서는 번번히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삼성의 KIA전 상대전적은 2승6패로 완전히 열세였다. 한국시리즈에서도 KIA를 상대로 1승4패로 아쉬움을 삼켰다.
다음 시즌을 앞두고 전력 보강에 나선 삼성은 당초 원했던 불펜 투수 영입에는 실패했지만 최원태를 영입하면서 선발진을 구축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최원태는 이적 후 첫 해인 올시즌 압도적인 피칭을 선보인 것은 아니었다. 지난 5월18일에는 타구에 오른팔을 맞은 여파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이날 KIA전 전까지 11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는 단 4차례 기록하는 등 들쑥날쑥한 피칭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자신이 중심을 잡아야하는 상황이 오자 팀을 구하는 피칭을 했다. 최원태는 올해 3차례 KIA와의 맞대결에서 2승을 낚았고 삼성은 올시즌 KIA 상대 전적 6승2패로 앞서 있다.
최원태는 당분간 아리엘 후라도와 함께 선발진의 무게감을 함께 짊어져야한다. 그리고 최원태는 그 역할을 할 만한 자격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