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블랙핑크 지수.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그룹 블랙핑크 지수가 또 한 번 배우로서 반등을 노린다. 데뷔 이후 JTBC 드라마 ‘설강화’, OTT플랫폼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토피아’ 두 작품의 주인공을 꿰어찼지만 모두 ‘흥행 참패’라는 결과만 안게 됐다. 그런 그가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감독 김병우)으로 다시 돌아온다. 이번 작품으로 그간 뒤집어쓴 ‘불명예’를 벗을 수 있을까.
‘전지적 독자 시점’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영화다. 지수는 이 작품에서 ‘유중혁’을 사부라 부르며 따르는 고등학생 ‘이지혜’ 역을 맡았다.

‘전지적 독자 시점’ 속 지수.
지수는 이번 작품으로 새 역사를 쓰려고 했지만 첫 발걸음부터 쉽지 않았다. 지난 5월 공개된 포스터부터 문제가 됐다. 총을 든 지수의 모습이 담겨있는데, 그가 들고 있던 총이 논란이 됐다. 이 작품 세계관 설정에 따라 캐릭터들은 자신만의 ‘성좌’로부터 힘을 부여받는다. 지수가 연기한 이지혜의 성좌는 이순신 장군이지만, 칼 대신 총을 쥔 게 화근이었다. 온라인에선 역사 왜곡 논란이 일었다.
물론 제작사인 리얼라이즈 픽쳐스 측은 “계속해서 바뀌는 상황을 잘 헤쳐나가고, 현실을 금세 파악하는 판단력 있는 캐릭터를 잘 표현하고자 했다”며 연출 의도를 설명했지만 많은 이가 수긍하진 못하고 있다.
연기력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 않은 상황이다. 데뷔 첫 주연작인 ‘설강화’ 방영 당시 설익은 발성과 어설픈 연기력, 깊이 없는 감정선 때문에 방영 내내 연기력으로 혹평을 받았던 바. 당시에 ‘설강화’가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이면서 연기력 논란이 수그러들긴 했지만, ‘발연기’ 아이콘으로 낙인찍히는 건 피할 수가 없었다.

박정민(왼쪽)과 지수.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이후 ‘뉴토피아’ 여주인공에 또 캐스팅되자 업계에서는 그의 연기력 변화에 관심이 집중됐다. 박정민, 강영석, 이학주 등 연기파 배우들과 함께 호흡한다는 점이, 그의 새로운 모습을 이끌어낼 거란 기대감도 높였다. 그러나 막상 작품이 공개되자 기대는 다시 실망으로 이어졌다. 3년 전보다는 나아졌으나 발성, 표정연기, 감정 표현 등이 아직도 미숙하다는 반응들이었다. 특히 러브라인을 이루는 박정민과도 호흡이 제대로 살아나질 않아 작품의 완성도 면에서도 큰 아쉬움을 샀다.
그런 그가 제작비 300억원의 대작으로 다시 시험대에 선다. 이번 러닝메이트들은 이민호, 안효섭, 채수빈, 신승호, 나나 등이다. 멀티캐스팅인 만큼 자신의 연기력을 설득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여러 배우와 앙상블까지 이뤄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아이돌로선 그 누구보다도 인정받고 있지만, 배우로선 아직 갈 길이 먼 지수에게 이번 작품은 기회가 될까, 아니면 또 한 번 한계를 확인시켜준 기준점이 될까.
지수의 연기력은 오는 7월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