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축구대표팀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이 10일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바레인전에 앞서 관중에 손을 흔들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이 축구 못하는 게 감독 탓인가?
중국 축구가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하면서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 경질론이 일고 있다. 그러나 중국 축구가 감독 때문에 월드컵에 못나간 게 아니며 이반코비치 감독은 최고의 감독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반코비치 감독의 조국인 크로아티아 언론이 지원 사격에 나섰다.
크로아티아 매체 오시예크 투데이는 12일 “중국이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최종전에서 바레인을 꺾었는데, 본선 진출에 실패한 두 나라 감독의 운명은 달랐다”고 밝혔다. 중국은 10일 바레인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왕위동의 페널티킥 골로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중국은 3차예선 3승7패 승점 9점으로 C조 5위, 바레인은 1승3무6패 승점 6점최하위 6위로 마무리했다. 크로아티아 언론이 중국-바레인전에 관심을 둔 것은 두 대표팀 감독이 모두 크로아티아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 매체는 “중국 언론에서 이반코비치 감독의 경질을 잇달아 제기하는 반면, 바레인 축구협회는 드라간 탈라지치 감독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며 “승자는 해고를 당하고 패자는 지지를 받는다”고 두 감독의 엇갈린 운명을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축구의 문제점을 감독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냈다.

중국 축구대표팀 왕위동이 10일 바레인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환호하며 질주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이 매체는 “중국 대표팀이 마지막으로 월드컵에 참가한 것은 23년 전이다. 지난 23년 동안 중국 대표팀은 14~15명의 감독을 교체했지만, 성적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중국 사람들은 종종 ‘가난한 학생들이 대학에 못 가는 건 선생님 탓인가?’라고 농담을 하곤 한다. (명장)리피 감독도 중국 축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다. 과연 감독 탓만 해야 하나”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이날 중국에 0-1로 진 바레인 탈라지치 감독은 이 경기 패배 후 “이반코비치 감독은 우리나라 최고 감독 중 한 명이다. 중국은 그를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시예크 투데이는 “이반코비치 감독은 지난 1년여 동안 12~13명의 젊은 선수들을 중대표팀에 영입했다. 그들은 중국 축구의 희망”이라며 젊은 선수들의 발굴과 세대교체 성과를 높게 평가했다.

중국 웨이전이 10일 바레인전에서 압둘라지즈와 공중볼 경합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그러면서 중국 축구협회에 “연속성이 없으면 아무것도 성공할 수 없다. 축구도 마찬가지”라며 인내심을 가질 것을 촉구했다.
이반코비치 감독에 대한 경질 여론이 높긴 하지만 당장 다음달 동아시안컵이 열려 중국 축구협회가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