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나균안이 11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KT와의 원정 경기에서 두번째 투수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선발 나균안(27)이 고대하던 시즌 첫승을 선발승이 아닌 구원승으로 거둬들였다.
나균안은 11일 수원 KT전에서 선발 투수 터커 데이비슨에 이어 팀의 두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데이비슨은 1-3으로 뒤진 6회 1사후 교체됐고 이어 마운드에 오른 나균안이 오윤석을 중견수 뜬공, 조대현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7회말에는 1사 후 김상수에게 내야안타를 내준 것 외에는 상대의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8회초 롯데 타선에서 대거 3점을 내 4-3으로 역전했고 8회말 최준용, 9회 김원중이 등판해 1점 차를 지키고 승리했다. 나균안은 이날의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해 자기 관리 소홀 등으로 자체 징계를 받는 등 우여곡절 시즌을 보낸 나균안은 올시즌을 앞두고 절치부심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5선발 한 자리를 두고 경쟁해 최종 승자가 됐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이 좀처럼 웃어주지 않았다. 지난 6일 두산전까지 12경기에서 승리 없이 4패만 떠안고 있었다. 12경기 중 5이닝을 채우지 못한 적은 4경기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승운이 매우 따르지 않았다.
김태형 롯데 감독으로부터 쓴 소리도 들었다. 평소에도 투수들에게 ‘타자와 붙어야한다’라고 강조하는 김태형 감독은 나균안에 대해 “주자가 나가면 초구가 볼이 된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첫 선발승이라도 올리면 자신감이 붙을 수 있었지만 좀처럼 따르지 않은 승운은 나균안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러다 불펜으로 등판해야하는 상황이 오자 기꺼이 마운드에 올랐다. 로테이션대로라면 지난 6일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 나균안은 12일 KT전에 등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롯데는 최근 부진한 박세웅을 엔트리 제외하면서 로테이션에 변화를 줬고 12일 선발을 좌완 김진욱으로 변경했다. 원래 박세웅이 나설 차례였던 15일 SSG전으로 나균안이 이동했다. 그 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11일 불펜으로 한 차례 나서기로 한 것이었다.
2022년에도 선발, 불펜을 오가며 활약했던 나균안은 이날 경기에서 불펜으로 팀 역전승의 발판을 놓고 지난해 9월11일 SSG전 이후 승리투수가 됐다.
‘무승’의 굴레에서 벗어난 나균안은 이제 첫 선발승에 도전한다. 나균안의 선발승은 지난해 6월19일 KT전이 마지막이다. 6월 선발 평균자책 6.52로 이 부문 최하위인 롯데로서는 나균안이 살아난다면 그래도 조금은 희망을 찾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