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 정황 제기하며 국과수 감정 요청
유족 “증거 자료 수사기관에 성실 제출”
민·형사 소송 주요 쟁점으로 작용 예정

배우 김수현이 3월 31일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 호텔에서 고 김새론씨와 관계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수빈 기자
배우 김수현과 고 김새론 유족간의 분쟁의 핵심인 디지털 증거 신뢰성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김수현과 소속사 골든메달리스트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지난 12일 “현재까지 공개된 녹취록과 카카오톡 내용 등을 조작된 정황이 있다”며 “사설 업체가 분석한 보고서에 불과하며 이를 국과수를 통해 검증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수현 측은 고 김새론과 관련한 사생활 논란에 대해 핵심 증거로 지목된 자료 등이 조작됐다고 폭로해왔다. 고 김새론 유족 측이 지난달 7일 기자회견을 진행해 이를 뒷받침하는 추가 자료를 공개하자 김수현 측은 추가 고소와 함께 이들의 주장이 조작됐다고 반박했다.
김수현 법률대리인은 “위조된 녹취파일과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사진을 근거로 김수현에 대한 터무니 없는 허위사실을 마구잡이로 유포했다”며 “이는 지금까지 저질러온 범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범죄행위”라고 했다.
이뿐 아니라 김새론 유족 측에 접근한 제보자가 김수현 소속사인 골드메달리스트에도 접촉을 한 사실이 있다며 “녹취파일 전달자는 돈을 요구하며 고 김새론의 음성이 녹음된 녹취파일 중 일부를 보내왔는데 해당 녹취파일은 고 김새론의 음성을 조작한 것이었고 어떠한 요구에도 수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와 함께 김수현 측은 “녹취파일 전달자는 고 김새론과 어떠한 접점도 가질 수 없는 인물로서, 골드메달리스트에 대한 사기가 통하지 않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과 공모해 고 김새론의 녹취파일을 공개한 것”며 “이에 대한 기술적 검증을 진행하고 있고 검증 결과가 나오는 대로 즉시 공유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김수현은 지난 3월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유족들이 공개하는 자료 등은 사실을 왜곡한 자료”라며 “유족 측이 증거로 내세우는 모든 것들에 대해 수사기관을 통해 철저히 검증할 수 있는 절차를 밟겠다”고 했다.
반면 유족 측은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 등을 이미 수사기관에 제출했다는 입장이다.
김새론 유족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부유 부지석 변호사는 지난달 7일 “유족 측은 성실히 조사에 임하며 수사기관이 요구하는 모든 자료를 제공하는 중이었다”며 “그러나 수사기관을 통해 진실을 입증하겠다는 김수현은 그 말과는 달리 증거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계속 반복했다”고 했다.
이와 함께 부 변호사는 “당일 유족 측은 본 법무법인을 통해 김수현을 상대로 아동복지법위반 및 무고죄로 고소장을 접수했다”며 “고 김새론에게 음란한 행위를 시키거나 성희롱 등 성적 학대행위를 했음을 확인해 아동복지법위반으로 고소를 진행했다”고 했다.
결국 김새론 유족이 주장하는 김수현의 사생활 폭로 등은 수사기관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다만 수사기관이 국과수 감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공식 의뢰가 이뤄진다. 수사상 불필요하다면 의뢰하지 않을 수도 있고, 당사자가 직접 국과수에 감정을 요청할 수는 없다.
양측 모두 상대방 자료의 위·변조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어 수사기관이 신뢰성 확보를 위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할 가능성이 높다. 감정 결과는 현재 진행 중인 민사·형사 소송의 쟁점 증거로 활용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