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김광현이 13일 인천 롯데전을 앞두고 팀과 시즌 중 연장 계약에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SSG랜더스 제공
“실력도 실력이지만, 우리 어린 투수들이 성장해서 앞으로 청라돔으로 이동했을 때 강팀이 되도록 해야죠.”
SSG 김광현(36)이 시즌 중 소속팀 SSG와 2년 연장 계약을 했다.
SSG는 13일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김광현과 빠른 2년 재계약을 발표했다. 계약 조건은 2년 총 36억원(연봉 30억원·옵션 6억원)이다. 김광현은 이날 홈 롯데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구단에서 많이 배려를 해줬다”며 “쉬는 동안 구단과 만나 계약 얘기를 하면서 공감대가 형성됐다.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두 가지 목표로 뛰었다. 40세까지 20년간 뛰는 것과 송진우 선배의 200승이라는 꿈을 갖고 선수 생활을 했다. 미국에서 돌아올 때도 200승을 하려면 몇 년이 필요한지 생각하고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2007년 SSG의 전신인 SK에 1차 지명된 김광현은 이로써 메이저리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진출한 2020·2021시즌을 제외하고 KBO리그에서는 프로 데뷔 후 19시즌을 한 팀에서만 뛰게 됐다. 그는 팀을 5차례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끈 에이스다. 2008시즌에는 MVP와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수상한 팀의 상징적인 에이스다.
김광현은 현재까지 SSG에서 통산 174승104패 평균자책 3.35(2249이닝)를 기록 중이다. 이번 시즌 13경기에서 4승6패 평균자책 3.91을 올렸다. 김광현이 2년 계약을 한 것도 200승 달성을 향한 강한 의지의 표현이다.
김광현은 “현재 상황에서는 시즌도 절반이 남았다. 그리고 두 시즌을 열심히 하면 200승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제게도 그 안에 200승을 채우고 싶다는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 긴장을 끈을 놓지 않겠다. 그리고 다시 도전(재평가)받고 싶다”는 말로 200승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SSG 김광현이 13일 인천 롯데전을 앞두고 팀과 시즌 중 연장 계약에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SSG랜더스 제공
아직은 은퇴, 지도자 수업이라는 말은 먼 일이다. 김광현은 “(지도자에)욕심을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렇지만 2년 뒤 다시 시장에서 평가받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크다. 은퇴는 아니다. 6살 위 오승환(삼성), 4살 많은 노경은(SSG) 등 형들만큼 하고 싶다. 1년이라도 선수 생활을 하는게 목표다. 그러기 위해선 더 관리 잘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도 매 경기 등판할 때마다 승리를 향해 공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한다. 그러나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지금부터 시간은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있다고 했다. 김광현은 “승리투수는 나만 잘해서 되는게 아니다. 수비, 타격, 불펜 등 도움이 있어야 한다. 운도 많이 따라야 한다. 그래서 안 던지는 날도 응원하고, 우리 선수들에게 기운도 불어 넣어야 한다”며 “아직 첫 승의 기억이 생생하다. 광주에서 6이닝을 던지고 내려와 3이닝을 떨면서 지켜봤다. 사실 3~4년 전까지만 해도 떨리지 않았는데 요즘에는 이길 때 내려와도 떨면서 본다. 솔직한 마음이다”며 웃었다.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를 떠나 2022시즌 KBO리그로 돌아오며 4년 151억원의 계약 당시 리그 역대 최고 대우를 받았다. 이번에도 좋은 대우를 받은 김광현은 더 큰 책임감을 드러냈다. 그는 “그런 큰 금액에 실력도 실력이지만 팀의 미래를 위한 요구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며 “팀이 3년 뒤 청라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다. 내가 청라로 이동할 때 좋은 후배들이 나올 수 있도록 도우미 역할을 해야 한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노력하는 동시에 후배들이 팀이 간판투수로 성정할 수 있게 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