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A 예능 ‘성적을 부탁해’의 김승훈CP(왼쪽)와 윤혜지PD. 사진 채널A
2023년부터 시작된 채널A의 예능 ‘성적을 부탁해 티처스’ 시리즈는 공부에 대한 다분히 현재적인 시선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예전 같으면 공부에 대한 프로그램이 있다면 그냥 단순히 지식을 자랑하거나, ‘공부는 못해도 좋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스타일의 메시지를 보내기 마련이다.
‘성적을 부탁해 티처스’(이하 티처스)는 어떻게든 공부를 잘해서 더 나은 인생을 살고 싶은 것 그리고 사교육이 공교육에 앞서는 지금의 현실을 인정하면서 사교육의 권위자들이 공교육을 받는 학생들에게 조금 더 공부와 친숙해질 수 있는 과정을 제공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드라마틱한 성적의 향상으로 학부모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첫 시즌 두 파트에 이어 올해 시작한 시즌 2 역시 화제를 모으는 중이다. 인터뷰에 앞서 터진 영어 강사 조정식 문제 거래 의혹은 프로그램에 악재가 됐지만, 제작진은 이 와중에도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다. 의혹은 의혹대로 소명하면서, 프로그램의 미덕은 그것대로 알리는 것이다.

채널A 예능 ‘성적을 부탁해’의 김승훈CP(오른쪽)와 윤혜지PD. 사진 채널A
이하 제작진과의 일문일답
- 조정식 선생과 관련한 상황이 궁금하다.
김승훈CP(이하 김): “사전제작 프로그램이고 세 명의 선생님이 국영수 세 과목을 담당 중이시다. 선생님과 학생이 사전녹화 형태로 만나 공부하고 결과를 본다. 다 기사를 통해 나온 내용이며 조사 중인 내용이라 결과 나오는 과정까지 챙겨보고 있다. 아직 결과는 안 나온 상황이라 조치한 것은 없다.”
- 상황을 언제 인지했나.
김: “선생님이 말씀하신 것이 올 초였다. 개인 수사가 아닌 100명의 참고인에 포함됐다는 말씀이었다. 최근 검찰에 송치된 내용도 봤다. 교육 프로그램이고 배우는 학생이 있으며, 선생님 개인 만의 일은 아니라 지켜보고 있다.”
- 문제 거래 의혹을 받는 조정식은 반응은?
김: “아직 조사 과정이라 개인적으로 의견을 내지 않았다. 저희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의견을 아직 전한 상황은 아니다.‘

채널A ‘성적을 부탁해 티처스 2’에 출연하면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사건이 송치된 강사 조정식. 사진 스포츠경향DB
- 이번 주 방송은 어떻게 되나.
김: “사전녹화로 과목이 정해져 있다. 어떤 과목이 나올 수 있는지 아직은 알 수 없다. 회차를 조절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일단 계획된 상태로 방송할 예정이다.”
-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윤혜정 선생님은 공교육 선생님으로 알려져 있다.
김: “공교육에서 사교육으로 안 간 유일한 분으로 알고 있다. EBS만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정승제 선생님과의 인연이 도움이 됐다. 국어를 시즌 2부터 누구로 해야 할지 고민했다.”
윤혜지PD(이하 윤): “국어가 관건이 되는 과목이다. 모국어이고 수학처럼 목차나 진도가 있지 않다. 공부하기도 어렵다. 윤혜정 선생님은 체계적으로 정립 안 된 부분을 정립한 시초가 되신 분이다. 그런 부분에서 어렵게 섭외가 됐다.”
- 학생의 섭외기준은 어떻게 되나.
김: “다수의 시청자가 공감하는 이야기여야 한다. 수능특집이라면 고3 학생이 알아야 하는 부분이 나와야 한다. 학년별로 맞춰 집에서 준비할 수 있을 만한 팁을 전수할 수 있는 대상을 찾는다. 연령대를 다양하게 하고 학생들의 진정성도 보고 있다.”

채널A 예능 ‘성적을 부탁해’의 포스터. 사진 채널A
- 선생님들의 섭외과정이 궁금하다.
김: “정승제, 조정식 선생님의 경우는 앞 시즌에서 하셨다. 다음 시즌에 대한 이야기는 암묵적으로 동의하시는 것 같다.”
윤: “윤혜정 선생님은 꾸준히 연락을 드린 분이다. 담임도 하셨던 분인데 고사를 하셨다. 거절을 하러 오셨다고 했는데 시즌 1의 관계성을 보고 성공체험을 하는 아이들의 인생이 변하는 과정을 목격하며 뿌듯하셨다고 한다. 공감을 해주셔 출연을 결정해주셨다.”
- 영재고 지망이나 엘리트 집안 학생 등 공감이 안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김: “초반은 엘리트 학생만 나온 건 아니었다. 이번 주도 사실 다양한 사연이 있다. 의도적으로 똑똑한 친구만 섭외하는 것은 아니다. 시청률 분석을 해도 잘하는 친구와 아닌 친구의 분석이 따로 어렵다. 다른 학생들이 보면서 부모님께 ‘너는 저렇게 안 하니’라고 혼날 만한 소재를 고르지는 않는다.‘

채널A 예능 ‘성적을 부탁해’의 김승훈CP. 사진 채널A
- 초등학생 출연자의 경우 따로 시험도 없는데 너무 솔루션이 빠른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김: “학습법을 익히는 부분도 있지만, 관계에 대한 원인을 집에서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보통 성적이 안 나오는 부분에 대해 집밖에서 이유를 찾는 경우가 많다. 결국 부모자식의 관계와 자식의 어려움을 짚을 수 있느냐의 부분을 앞세우고 있다. 우리 아이만의 교육 계획을 짤 수 있는 취지로 접근하고 있다.”
윤: “아이 교육에 대한 다양한 방향성이 있을 텐데, 그에 대한 시뮬레이션 회차로 생각하고 있다. 초등학생만의 특수성이 있다. 중고등학생처럼 치열한 연령대는 아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흥미를 끌고 갈 수 있는 포인트가 있다. 고등학교 때까지 흥미를 끌고 갈 수 있는지를 본다.”
- 프로그램의 영향력을 체감하는지.
김: “TV의 경우는 부모님 시청자들이 타깃이다. 또 학생들에게는 스핀오프인 ‘디져스’ 시리즈를 찍고 있다. 조회수도 있고 화제성도 있다. 디지털을 강화해 좀 더 많은 영향력을 가져가려는 계획이 있다.”

채널A 예능 ‘성적을 부탁해’의 윤혜지PD. 사진 채널A
-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었다면?
윤: “한 출연자의 어머니가 조정식, 정승제 선생님의 솔루션을 받고 한 번의 솔루션으로 성적이 너무 많이 올랐다며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그를 올려주셨다. 2023년 11월부터 시작했는데 30명이 넘는 친구들을 만났다. 친구들이 선생님과 연락을 하고 있고, 감사함을 주고 받는 모습을 보며, 이 과정을 함께하고 있어 다행인 것 같다.”
- 출연 선생님들의 참여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윤: “추측하건대 선생님들이 바쁘시고, 인터넷 강의 위주로 하시는데 저희를 통해서는 긴밀히 소통하는 부분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 한 아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자체를 좋아하신다. 재수생 친구가 지난 시즌에 나왔는데 대학 가기 전에 선생님들에게 큰절처럼 인사를 하고 갔다.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가 남다르다는 것을 모두 느끼는 것 같다.”

채널A 예능 ‘성적을 부탁해’의 김승훈CP. 사진 채널A
- 연출을 하면서 느끼는 교육관의 변화가 있나.
김: “아들이 둘인데 중2외 초등학교 3학년이다. ‘금쪽같은 내새끼’의 경우는 아이를 키우는 상황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늘 잘되는 기획은 인생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프로그램도 매일 중학교 때 학교 가는 아이에게 뭘 챙겨 보내는지 들여다보고 기획을 했다. 결국은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중2 아이가 밤 10시까지 학원을 한다고 하면 처음에는 아내와 이견이 있었는데, 지금은 들어보고 아이의 무게감을 내려주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윤: “저 스스로는 부모님에게 감사했다. 저는 제가 잘나서 저 혼자 공부한 줄 알았는데 많은 학생들이 부모님의 노력과 서포트를 통해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평범한 입시를 기준으로 입시는 결국 부모와 자식의 팀플레이라고 느낀다.”
- 가장 경계하는 철칙은 무엇인가.
김: “결과에 있어 진정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VCR을 다룰 때도 아이들이 연예인이 아닌니 정보에 신경을 쓴다.”
윤: “10대 친구들이라 더욱 조심히 접근하고 있다. 교육을 떠나 10대라서 주의가 깊은 것도 있다.”

채널A 예능 ‘성적을 부탁해’의 윤혜지PD. 사진 채널A
- 전현무, 한혜진, 장영란 등 세 명의 MC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윤: “전현무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지금 막 수능을 본 사람처럼 이야기하는 유일한 MC다. 실제 ‘목동키즈’ 출신이고 외국어고를 나와 연세대를 다녔다. 진지한 공부를 한 사람이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실제 부모님과의 갈등도 있었고, 진짜 출연자가 겪었던 부분을 겪을 수 있는 분이다. 학생의 입장을 대변하고, 선생님의 입장에 공감할 수 있다. 장영란씨는 아이교육에 관심이 많아 엄마의 입장에서 리얼하게 임해준다. 한혜진씨의 경우는 아이가 초등학생이라 예비 ‘입시맘’의 모습이다. 그런 두려움과 고민이 있어 현장에서 물어보신다. 세 MC의 조합이 완벽하지 않나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