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의 밤’? 클럽월드컵 개막전 주인공은 골키퍼였다

입력 : 2025.06.15 15:15
인터 마이애미 골문을 지킨 오스카 우스타리가 15일 알아흘리의 페널티킥을 막아내고 있다. AP

인터 마이애미 골문을 지킨 오스카 우스타리가 15일 알아흘리의 페널티킥을 막아내고 있다. AP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는 마지막 순간 마법 같은 한 방을 날렸지만, 상대 골키퍼 손끝에 막혔다.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개막전 스포트라이트는 그가 아닌 양 팀 수문장에게 돌아갔다.

15일 미국 플로리다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럽월드컵 개막전에서 인터 마이애미(미국)와 알 아흘리(이집트)가 0-0으로 비겼다. 신설된 32개 팀 체제로 열린 첫 대회 개막전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친 건 메시가 아닌 골키퍼들이었다.

인터 마이애미 골문을 지킨 오스카 우스타리(38·아르헨티나)는 전반 알 아흘리의 공세를 홀로 막아냈다. 전반 43분 트레제게의 페널티킥을 정확히 예측해 선방한 데 이어, 곧바로 튀어나온 리바운드 슛마저 다시 막아냈다. 이날 슈팅 총 8개를 막아낸 우스타리는 “내가 잘했다기보다 수비가 잘했다. 수비의 조직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공을 팀에 돌렸다.

우스타리는 메시와 함께 2005년 FIFA U-20 월드컵에서 우승한 인물이다. 이후 멕시코 파추카에서 주장까지 맡은 그는 2024년 자유계약으로 인터 마이애미에 합류했다.

알 아흘리 수문장 모하메드 엘셰나위가 15일 인터 마이애미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AP

알 아흘리 수문장 모하메드 엘셰나위가 15일 인터 마이애미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AP

전반전에 수세에 몰린 마이애미는 후반들어 공격에 힘을 보탰다. 후반 15분 메시의 프리킥은 골대를 스치며 그물을 살짝 흔들었고, 추가시간에는 특유의 감아차기로 결승골을 노렸다. 알 아흘리 수문장 모하메드 엘셰나위가 손끝으로 막아내며 공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메시의 짝꿍’ 수아레스는 경기 후 “상대 골키퍼가 이렇게 잘할 줄 몰랐다. 오늘 경기의 핵심은 골키퍼였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인터 마이애미 사령탑 하비에르 마스체라노 감독은 “후반에는 우리가 확실히 우세했다”며 “두려움을 버리고 오늘처럼 한다면 어떤 팀과도 맞설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알 아흘리 역시 수차례 기회를 놓쳤다. 팔레스타인 대표 공격수 웨삼 아부 알리는 “전반에만 3~4골은 넣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트레제게와 아슈르가 연달아 찬스를 만들었지만, 우스타리의 선방 앞에 고개를 떨궜다.

리오넬 메시가 15일 프리킥을 차고 있다. AP

리오넬 메시가 15일 프리킥을 차고 있다. AP

경기장을 가득 채운 6만여 관중은 두 골키퍼의 활약에 열광했다. 알 아흘리 리베이로 감독은 “미국 경기장이 이집트 카이로 홈구장처럼 느껴질 줄 몰랐다”며 팬들의 열기를 높이 평가했다.

인터 마이애미는 오는 20일 아틀란타에서 포르투(포르투갈)와 맞붙고, 이후 브라질 강호 파우메이라스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알 아흘리는 파우메이라스와 먼저 격돌한다. 그룹 A에서 상위 두 팀이 16강에 진출한다. 이번 대회 총상금 규모는 10억달러(약 1조 3678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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