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게티이미지코리아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조기 탈락한 중국 축구대표팀의 차기 사령탑 후보로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 경질 후 새판짜기에 나선 중국축구협회가 한국인 지도자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 CNN은 15일 중국축구협회가 이반코비치 감독의 후임으로 신태용 감독에 접근한다는 소식이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 감독은 지난 1월 인도네시아축구협회에서 갑작스럽게 경질됐다.
중국은 이번 3차 예선에서 일본전 0-7 대패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에 0-1 충격패를 당하며 조기 탈락했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6회 연속 본선 진출 실패를 반복한 중국은 이반코비치 감독과의 계약을 해지했다. 이반코비치는 2023년 2월 부임 후 14경기에서 4승 2무 8패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계약에는 3차 예선 통과 실패 시 위약금 없이 해지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신태용 감독이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은 아이러니하다. 그는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와 중국의 경기 후 중국 축구 스타일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당시 중국 언론이 인도네시아 경기력을 깎아내리는 듯한 질문을 던지자 맞받아친 발언이었지만, 현지 팬들과 매체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신 감독은 2019년에도 중국의 관심을 받았으나 인도네시아를 선택했고, 이후 FIFA 랭킹 140위권의 약체를 동남아시아의 강호로 키워냈다.
신태용 감독 외에도 중국 슈퍼리그에서 활동 중인 서정원(청두 룽청), 최강희(산둥 타이산) 감독도 차기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서정원 감독은 청두를 중위권에서 3위까지 끌어올렸고, 최강희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매체들은 이들 한국 지도자들이 슈퍼리그에서 보여준 전술적 혁신과 기강 확립 능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중국축구협회는 다음 달 초 한국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을 앞두고 있어 신속한 감독 선임이 필요한 상황이다.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됐다면 최정예 선수단으로 리허설 성격의 대회에 임했겠지만, 탈락 여파로 20대 초반 위주의 젊은 선수들로 팀을 구성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