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곽빈이 15일 잠실 키움전 선발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이스가 돌아왔다. 두산 곽빈(26)이 7.2이닝 2실점 호투로 3-2 팀 승리를 이끌었다. 부상 복귀 후 3번째 등판에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곽빈은 15일 잠실 키움전 7.2이닝 6피안타 3삼진 2실점 투구를 했다. 조성환 두산 감독 대행이 투구 수 제한이 풀렸다고 한 첫날부터 94구를 던졌다. 프로 데뷔 후 첫 완투를 눈앞에 뒀지만 아웃 카운트 4개 차이로 아쉽게 실패했다.
곽빈은 직전 2차례 등판에서 8이닝 동안 볼넷 6개에 몸에 맞는 공 1개를 내줬지만, 이날은 무사사구 피칭을 했다. 어쩌면 시즌 첫 승보다도 더 기쁜 결과다. 삼진도 3개밖에 잡지 못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투구 수를 아끼며 8회 2사까지 마운드 위에서 버틸 수 있었다.
곽빈은 취재진과 만나 “(투구 내용에) 만족한다. 원래 삼진 잡는 걸 좋아하는데, 오늘은 투 스트라이크 노 볼에서도 삼진 욕심 안 내고 타이밍만 뺏자고 생각했다. 속으로 계속 ‘쳐라, 쳐라’ 하면서 던졌다”고 말했다. 곽빈은 “사실 8회를 넘어 완투까지 하고 싶었지만, (김)택연이가 저보다 공도 더 좋고 힘도 있으니까 맡겼다”고 덧붙였다.
곽빈은 삼진도 많고, 볼넷도 많은 전형적인 파워 피처다. 그래서 투구 수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지금의 구위에 ‘맞혀 잡는’ 능력까지 더해진다면 훨씬 더 무서운 투수가 될 수도 있겠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곽빈은 “저 스스로 전력으로 던지면서, 섬세함보다는 구위로 승부하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조금씩 더 섬세해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곽빈은 누구보다 많은 기대를 받았다. 2018년 데뷔 이후 곽빈은 매년 성장했다. 지난해는 다승왕 타이틀까지 차지했다. 이번 시즌은 국내 최고 투수 자리에 도전할 만했다. 그러나 시즌 개막도 전에 옆구리 통증으로 전력 이탈했다. 지난 3일에야 시즌 첫 등판을 했다.
곽빈은 “작년에 좋은 성적을 냈고, 감독님이나 다른 팀원들도 당연히 기대를 하고 있었을 것이고 생각해 둔 플랜도 있었을 건데 제가 시작하기도 전에 깨버린 것 같아 정말 죄송했다. 저 자신한테도 이제는 다시 안 다치기로 약속했는데 다쳐버리니까 너무 속상하더라. 첫 한 달 동안은 정말 생각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나 부상은 이미 지나간 일이다. 곽빈은 “제가 (KIA) 양현종 선배나 (SSG) 김광현 선배 같은 레벨은 아니니까, 그런 저한테 부끄러운 시즌이라는 건 없다. 실패해도 부끄러운 건 아니다. 아직 젊고 배울 것도 많다”고 말했다. 곽빈은 “다들 올해가 저희 팀이 리빌딩 시즌이라고 생각하시는데, 그 리빌딩의 중심에 있고 싶다. 내년에 더 좋을 것 같다, 내년에 더 잘할 것 같다는 자신감을 팬분들이나 주위에서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