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인이 16일 페널티킥으로 골을 넣고 있다. EPA
유럽 챔피언 파리 생제르맹(PSG)이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임을 증명했다.
PSG는 1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사데나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를 4-0으로 대파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인터 밀란을 5-0으로 무너뜨린 지 2주 만에 다시 한 번 뽐낸 인상적인 경기력이었다.
이날 경기는 유럽 두 강호의 맞대결로 조별리그 최고 흥행 카드 중 하나였다. 1994 미국 월드컵 결승전이 열린 로즈볼에는 관중 8만619명이 모여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PSG는 전반에 파비안 루이스와 비티냐가 연달아 득점하며 기선을 제압했고, 후반에는 교체로 들어간 세니 마율루와 이강인이 추가골을 기록하며 완승을 완성했다. 이강인은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킥으로 팀의 네 번째 골을 터뜨렸다.
PSG는 지난 5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선발로 나선 11명 중 부상으로 빠진 우스만 뎀벨레를 제외한 10명을 다시 선발로 내세우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뎀벨레 대신 곤살루 하무스가 선발 출전했고,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한낮 기온 31도에 이르는 뜨거운 날씨 속에서도 반팔 훈련복 차림으로 벤치에 섰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이 반팔 셔츠 차림으로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로이터
PSG는 경기 초반부터 볼 점유율을 장악하며 상대 진영을 유린했다. 전반 19분,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의 오른쪽 측면 돌파 이후 파비안 루이스에게 연결된 공이 왼발 중거리 슛으로 연결돼 선제골로 이어졌다. 이후 전반 추가시간, 크바라츠헬리아의 또 다른 도움으로 비티냐가 추가골을 터뜨렸다.
반면 아틀레티코는 전반 내내 단 한차례 유효 슈팅만 기록했다. 프랑스 대표팀 앙투안 그리즈만이 전반 종료 직전 PSG 골키퍼 잔루이지 돈나룸마를 상대로 위협적인 슛을 날렸지만 막히고 말았다. 후반 12분 아틀레티코의 훌렌 알바레스가 만회골을 넣는 듯했으나, VAR 판독 끝에 선제 압박 과정에서 코케가 두에를 밀친 반칙이 확인돼 골이 취소됐다. 이후 아틀레티코는 심리적으로 흔들렸고, 결국 후반 33분 클레망 랑글레가 두 번째 경고로 퇴장을 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놓였다.
경기 막판, 교체 투입된 이강인은 로빈 르 노르망의 핸드볼 반칙으로 얻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이강인의 골은 본인의 클럽월드컵 데뷔골이었다. 이강인은 앞선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는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아쉬움을 달랬다.AFP통신은 “이강인의 골이 터지자 관중석에서는 ‘KOREA’라는 환호도 들려왔다”며 “로스앤젤레스 인근 한인 커뮤니티의 응원이 분위기를 달궜다”고 전했다.
PSG는 이날 승리로 가장 까다로운 조별리그 상대를 완파하며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같은 조에는 보타포구(브라질), 시애틀 사운더스(미국)가 포함돼 있다. PSG는 20일 보타포구, 23일 시애틀과 조별리그 나머지 두 경기를 치른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무더운 환경에서도 우리가 얼마나 단단한 팀인지 증명했다”며 “한 경기씩, 신중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